[기고]무보증 회사채 등급전망제

[기고]무보증 회사채 등급전망제

최명동
2002.09.02 13:37

[기고]무보증 회사채 등급전망제

[편집자주] 최명동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팀장

이번 9월1일부터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등급전망제도(credit outlook)가 도입됐다. 즉 9월1일 이후 만기 1년 이상 무보증 장기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기관이 신용등급을 매길때 본 등급과 함께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또는 그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향후 1~2년내에 올라갈 것인지 내려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함께 발표한다.

신용등급은 신용평가기관이 특정 채무의 원리금이 당초의 상환조건대로 만기에 적기상환될 확실성의 정도(Default Risk)를 일정한 기호로 표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은 평가시점에서 알려지거나 합리적으로 예측가능한 개별기업의 환경요인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반영된 평가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환경은 처음 등급을 부여할 때에 전제하고 예측했던 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항상 내재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등급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더불어 등급감시(Credit Alert)와 전망제도를 병행하여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기 등급 변화전망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요구가 한층 커지고 있다.채권시가평가제도의 시행 등으로 신용등급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고 등급변동으로 인해 채권값이 바뀔 위험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1일 도입된 등급전망제도는 신용등급의 방향성에 관한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신용등급 변동가능성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채권투자자로 하여금 신용등급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신용등급 전망은 4가지로 나뉜다. 1~2년내에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긍정적(positive),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부정적(negative), 변동 가능성이 없으면 안정적(stable), 어떻게 될 지 잘 모르면 유동적(developing 혹은 evolving) 등이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등급전망제도가 신용등급 변동을 위한 절차상의 예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등급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발행자의 장기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며 등급전망에 대한 예고가 없이도 신용등급의 변동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째, 등급전망은 등급감시제도와도 약간 다르다. 두 제도 모두 신용등급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등급감시제도는 전망기간이 단기간(보통 3개월)으로 한정되고 평가시점에서 예측하지 못한 특수한 요인에 의한 등급변동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등급전망제도는 등급감시에 비해 더 긴 시간(1~2년)을 내다보며 우발적, 특수한 사건에의한 영향보다 회사의 펀더멘탈에 보다 초점을 둔 것이다.

셋째, 등급전망제도는 개별기업의 재무안정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즉, 특정 회사의 장기회사채에 대해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부여돼도 그것은 향후 1~2년 이내 신용등급이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별기업의 장기적인 영업성과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등급전망제도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미 발행됐거나 발행될 채권의 가격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입 초기단계에서는 부정적(negative)전망 의견에 대해 이러한 우려가 보다 크게 부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하는 등급전망제도가 주요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오랜기간에 걸쳐 시행해온 것인데다 최근 국내 시장참여자들의 신용등급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져 있어 그 개념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도입초기의 시장혼란 현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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