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8400-나스닥 1300 붕괴
[상보] "9월은 역시 불안했다." 뉴욕 주식시장이 9월의 막을 여는 3일(현지시간) 급락세로 출발했다. 경제 회복세 둔화와 기업 순익 부진 우려로 블루칩과 기술주 모두 바닥으로 향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약세로 출발한 후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지수가 기대치를 밑돌자 낙폭을 늘려 8400선이 그대로 무너졌다. 다우 지수는 8400선에서 오르락 내리락 거리다 막판 낙폭을 키운 끝에 355.45포인트(4.1%) 떨어진 8308.05로 장을 마쳤다.
첨단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도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순익 전망치 하향 우려 등으로 반도체주들이 급락하면서 51.01포인트(3.88%) 내린 1263,84를 기록, 1300선이 다시 붕괴됐다. S&P 500 지수도 38.05포인트(4.15%) 떨어진 878.02로 900선 밑에서 마감했다.
펀드매니저들의 기준인 S&P 500 지수의 이날 하락폭은 지난해 9.11 테러 사태이후 증시가 재개장했던 9월 17일의 4.9% 이후 최대이다. 다우 지수는 지난 7월 19일, 나스닥 지수는 8월 25일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이날 급락이 9월의 예고편이라면 역사적으로 부진했던 9월의 악몽을 지우기 힘들 전망이다. 미 증시에서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은 통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가장 부진했다. 조사기관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다우 지수는 9월에 평균 1.09% 하락했고, S&P 500 지수도 1.15% 떨어졌다.
올해는 경제가 더딘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기업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하고, 참혹했던 9.11 테러 1주년을 넘겨야 해 근래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추가 테러 위협 속에 이라크에 대한 전쟁 가능성이 남아 있어 주변 여건도 불안한 상태다. 앞서 일본 증시가 3.2% 떨어지며 19년래 최저 수준으로 주저 앉고, 유럽 증시도 급락하는 등 세계 증시는 모두 험난한 9월을 예고했다.
긴 여름 휴가로 몸이 덜 풀린 투자자들을 이날 위축시킨 것은 우선 경기 둔화 우려였다. ISM은 8월 제조업 지수가 전달과 같은 5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51.4를 밑도는 것이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 제조업이 7개월 연속 확장을 지속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러나 세부 항목 중 신규 주문 지수가 전날 50.4에서 49.7로 하락한 게 하반기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신규 주문 지수가 50을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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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과 인텔 등 업종 대표주들이 등급 하향 및 부정적인 코멘트로 급락한 것도 증시를 압박했다. 업종별로도 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급락했다.
미국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푸르덴셜 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 마이클 마이요가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하면서 10.38% 폭락한 29.34달러를 기록, 30달러선이 무너졌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법부장관이 씨티 계열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기업공개(IPO) 주식 배정과 관련한 조사를 확대하는 게 배경이 됐다.
스피처 장관은 최근 퇴사한 애널리스트 잭 그룹만은 물론 고위 간부들이 주간 업무 등을 확대하기 위해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는 IPO 주식을 관련 업체에 사정 배정하고, 투자 의견도 유리하게 부여했는 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포드 자동차는 UBS워버그가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낮추면서 6.97% 하락했다. 미국 1위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도 4.6% 동반 급락했다.
인텔은 오는 5일 분기 실적 전망시 연간 순익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으로 4.6% 하락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댄 나일스는 인텔이 올해 주당 순익 전망치를 수 센트 낮추고, 내년의 경우도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의 부진으로 경쟁업체인 AMD도 6.7% 하락했다.
이는 세계 반도체 판매가 7월중 전년 동기대비 8%, 전달보다는 2.9% 각각 증가했다는 반도체산업협회(SIA)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주를 끌어 내리도록 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08% 떨어진 284.94를 기록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9%,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8% 각각 하락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인 IBM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서의 컨설팅 부문을 인수한 후 4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4% 떨어졌다. 휴렛팩커드도 6.9% 하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7200만주, 나스닥 13억3000만 주 등으로 지난 주 보다는 늘었으나 아직 평균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급락세를 반영해 하락 종목이 두 시장 모두에서 상승 종목보다 3배 많았다. 특히 하락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뉴욕거래소 91%, 나스닥 92%에 달해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방증했다.
한편 증시가 급락하면서 채권은 급등했다. 10년물 국채 유통수익률은 3.97%로 떨어졌고, 30년물의 경우 4.81%로 내려갔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주 말 118.39엔에서 117.17엔으로 하락했다. 유로화는 지난주 98.22센트에서 99.59센트로 상승했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미국 증시가 불안하게 출발하자 동반 급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64% 떨어진 4028.60으로 4000선에 턱걸이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와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각각 4.47%, 5.0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