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황영기사장 vs 서경석사장

[광화문] 황영기사장 vs 서경석사장

이백규
2002.09.05 12:36

[광화문] 황영기사장 vs 서경석사장

▶黃永基 삼성증권 사장(52년 10월29일 서울生)

서울대상대/삼성물산/BT도쿄지점 지배인/삼성그룹 비서실/삼성전자 자금팀장/삼성생명 본부장/삼성투신사장

원두커피를 좋아하고 블룸버그 홈피에 자주 간다

"큰손 고객의 자산관리와 투자분석에서 최강자가 돼 은행과 경쟁하겠다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위탁 수수료의 비중을 30%까지 낮추겠다

고객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관리하라"

▶徐京錫 LG투자증권 사장(47년 12월 23일 부산生)

서울대법대/국세청/재무부/LG그룹 회장실/LG투신운용사장/LG종금사장/LG투자증권사장

누구와도 잘 어울린다. 어눌해 보이는 내가 좋다.

"그래도 마켓 쉐어다. 판을 키워 놓아야 좋은 일도 도모할 수 있다.

증권업은 사람이 자산의 전부다.회사는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나는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하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서번트이다"

주가 하락으로 흥날 일 없는 증권계에 관찰꺼리가 하나 생겼다. 선도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정상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 LG투자증권. 재계 라이벌답게 증권에서도 부딪치지 않는 곳이 없다. 삼성이 수익을 외치면 LG는 시장점유율을 주장한다. 삼성이 주가가 950까지 간다고 `불리시'(bullish:강세)를 주장하면 LG는 58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며 용감하게도 `베어리시'(bearish: 약세)를 자임한다.

 아직은 삼성이 여러 면에서 선두다. 삼성은 주가가 3만6000원으로 LG의 두배가 넘고 시가총액도 훨씬 많다.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외국인은 7%의 지분을 보유중인 LG보다 삼성증권(36%)을 선호한다. 그러나 LG는 수익에서 삼성을 따돌렸다. LG는 지난 회계연도에 1366억원의 당기순익으로 1등했다. 삼성의 두배 이상이다. LG의 수익 우위는 지속되고 있고 이 추세대로 라면 올해도 삼성은 2위에 머물 것이다. LG는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업계 5위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에서도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한마디로 "LG가 많이 컸네"이다. 만년 3위권 밖의 LG가 어떻게 하여 1위를 넘볼수 있게 됐을까. 변화의 씨앗은 상대방에서 움텄다. 판세 변화는 지난해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취임때 이미 감지됐다. 황사장은 약정경쟁 포기를 선언, 약정보다는 수익을 우선했고 그 대안이자 장기 수익원으로 종합자산관리 부문을 주목했다. 너무 이상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삼성이 하면 증권업계 전체의 관행도 개선될 것" 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단순 주식거래 중개에서 종합자산관리로. 조직을 뜯어 고치고 인력을 스카웃하고 단순 브로커이던 지점 직원에게 종합자산관리 카운셀러로의 변신을 요구했다.

약정을 최우선했던 LG서경석사장은 당혹해했다. 하지만 그는 소리 소문없이 삼성과 정반대로 점유율 획득에 나섰다. 전국 지점을 돌며 `선진 영업'보다 `그냥 하던 일'에 열중할 것을 주문했다. 황사장이 카리스마형으로 뚜렷한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현실과 조직을 개혁해나가고 있다면 그는 현실을 인정하고 `개혁보다는 개선'을 추구했다.

그로부터 1년여. 지금 1등 삼성은 흔들리고 있다. 변신에 대한 당연한 댓가이자 비용일 것이다. 삼성의 변신 노력은 증권업 역사에 새 장을 여는 일이다. 인터넷 주식거래 등장과 비교 되지 않을 정도의 증권업 근본을 개혁하는 것이고 업계가 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황사장에게는 지원세력이 많다. 변양호 재경부 금정국장을 비롯한 규제당국의 지원과 그룹내 우군이 상당하다. 언론도 비판을 자제한다. LG에 밀린 삼성은 큰 기사가 되는데도 작게 취급하는 아량을 베풀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호사가는 두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골프에 비유한다. 손에 익지 않은 최첨단의 드라이버(종합자산관리)냐 숙달되고 편한 롱 아이언(브로커리지)이냐. 치열한 경쟁으로 좁게만 보이는 주식 채권 예금 등의 금융자산 시장. 폭 좁은 페어웨이의 핸디 1번홀에서 여러분이라면 무슨 채를 잡으시겠습니까. 이백규 증권부장 baek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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