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연결납세제의 도입방향

최근 정부는 연결납세제도를 빠르면 2004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정부는 재계가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연결납세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세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하여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재계가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지주회사의 설립 및 전환이 허용되면서부터였다. 정부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서 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하였으나 기업의 입장에서 분사화 형태가 사업부제 형태에 비해 세제상 불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 제도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지주회사제도의 도입 초창기와는 달리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도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정부와 재계가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여부를 논의할 때가 아니고 바람직한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우선 미국의 소득통산형과 영국이나 독일의 손익대체형 중에서 어느 유형을 도입할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득통산형은 연결그룹에 속하는 개별회사의 손익을 통산하여 산출한 연결 베이스에서의 소득에 대하여 납세액을 계산하는 구조이다. 반면에 손익대체형은 기업그룹에 속하는 개별회사의 손익을 다른 개별회사에 대체하고, 대체 후의 각 개별사의 소득에 대하여 납세액을 계산하도록 하는 구조이다. 영국이나 독일의 손익대체형은 제도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 제도의 뒷받침이 되어야 할 상법, 세법, 세무관습이 우리와는 너무 달라 세무당국과 납세자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조세회피에 이용되기 쉬워 그 방지규정을 상세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의 소득통산형은 제도가 복잡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업집단의 경제적 일체성을 중시하는 세제로서 손익상계, 결손공제, 내부손익이연 등을 포괄하여 손익대체형 보다도 이론적으로 정비되어 있고, 또한 국제적으로도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판단된다.
독자들의 PICK!
다음으로 연결그룹의 범위와 도입 시기를 정하는 일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연결납세의 대상기업을 지주비율 100%로 한정할 예정이고 연결납세제도의 도입 시기는 2004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결그룹의 범위와 도입 시기는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연결납세제도가 정착한 후에는 종업원지주제도 문제나 실질적 지배의 문제를 검토하여 필요에 따라 지주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조세회피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결납세제도상 연결소득 및 연결세액의 계산구조와 연결세액의 배분구조를 합리적이고 자세하게 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결손처리, 내부손익의 이연 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조세회피의 소지가 많다.
마지막으로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세수감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산세의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연결과세소득에 대해 2%의 부가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1942년부터 1962년까지 20년 동안 시행하였다. 일본의 경우 현재의 어려운 재정사정을 감안하여 2002 회계연도와 2003 회계연도의 연결소득에 대한 법인세율에 부가적으로 2% 포인트를 인상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이 심각한 정도의 세수감소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가산세의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