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류투성이 `국감`
국정감사철이다. 정부 부처의 치부를 들춰내는 의원들의 솜씨 경쟁이 볼만 하다. 국회의원들은 `튀는' 자료에 '현란한' 제목을 달아 앞다투어 뿌리고 있고 피감기관들은 이를 순화시키기 바쁘다.
특히 경제부처에 대한 이번 국정감사는 공적자금 국정조사와 같이 진행되고 있어 신문의 경제면 뿐만 아니라 정치면까지 장식하고 있다. 개중에는 정곡을 찌르는 게 많다. 하지만 빈약한 내용을 선정적으로 과대포장한 것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피감 기관은 거의 연일 보도 해명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특정 시기에 자료제출이 몰리다 보니 곳곳에서 오류도 눈에 띈다. 예컨데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에 제출한 `은행별 수수료 체계'는 비교 시점이 제각각이었다. 골자는 은행에 따라 수수료가 천차만별이고 특히 모 은행은 수수료가 다른 은행보다 16배나 비싸다는 것. 하지만 이는 조사시점이 달라 나타난 오류였다.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낸 해당 은행의 관계자는 "단 한줄의 기사로 은행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는데 수억원대의 돈을 들여 광고하면 뭐하겠느냐" 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증권사 직원들이 대거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자료는 어설픈 자료보고와 국감의원의 무리한 해석이 문제였다. 의원실의 보도자료에는 "지점장, 본부장 등 고위 임원의 주가조작 연루가 심각하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이는 감독소홀로 인해 문책받은 이들을 포함한 수치로 연루자로 보기 어려웠다. 또 일부 투신사들의 경우 연봉 체계가 잘못 알려져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국감에 제대로 시동이 걸리지도 전에 크고 작은 소동들이 잇따르고 보니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해프닝이 벌어지겠느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회와 정부 모두 국정감사를 밀린 방학숙제 하듯 하고 있으니 이런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명한 시장은 정확한 정보에서 출발한다. 시장이 투명하지 못하다고 비난하기 앞서 시장감시자들부터 그릇된 해석과 오류투성이의 자료를 내지 않는 것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