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뢰밭` 코스닥
"코스닥이요? 묻지 않는게 예의죠."
뉴욕증시 급락과 외국인 매도공세로 코스닥 주가가 맥없이 추락한 25일 투자설명회를 다녀온 한 대형증권사 투자전략팀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이 관계자는 "투자설명회에서도 코스닥에 대해 묻는 투자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사실 물어봐도 해줄 말도 별로 없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9.11테러 발발직후 기록했던 사상최저치 45.67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8.79에 마감했다. 질질 끌려오다보니 체감으로는 이미 사상최저치 아래다. 2000년 3월10일의 최고치 292.55의 15% 수준이고 지난 96년 7월1일 개장일 지수 100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잠잠하다 싶으면 튀어나오는 대주주 연루 주가조작 사기극, 실적부풀리기, 더딘 퇴출, 쏟아지는 신규등록기업, 차명계좌를 이용한 대주주 주식은닉, 활개치고 있는 기업사냥꾼들, 관행화된 예약매매, 악용되는 포이즌 필…. 이게 현실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몇몇 미꾸라지들 때문에 시장 물이 흐려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던 시장 관계자들도 고개를 숙인다. 이젠 코스닥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신의 눈초리가 가득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이 폭락한 이유를 해외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긍극적으로는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종목을 추전해본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며 "사방이 지뢰밭이기 때문에 추천한 기업에 언제 무슨일이 발생할지 예측이 안된다"고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었다.
꼬일대로 꼬여 이젠 풀어갈 수 없을 정도의 코스닥. 여기저기 깔려 있는 지뢰제거를 위해 코스닥위원회와 코스닥 증권시장, 증권업협회가 뒤늦게 나마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코스닥이 얼마전 그랬던 것처럼 기업 자금의 젓줄이 되고 벤처 성공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