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생, 신동아 `합병론`

[기자수첩]대생, 신동아 `합병론`

김성희 기자
2002.09.30 12:49

[기자수첩]대생, 신동아 `합병론`

대한생명을 인수한 한화그룹이 보험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보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이 지난 26일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현행 보험업법에서 보험사업자는 생명보험 사업과 손해보험 사업을 겸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두 회사의 합병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김회장은 법 개정을 전제로 말했지만 보험업법 개정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보험업법은 개정안이 마련돼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도 생보와 손보를 명확히 구분하는 이른바 `전업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보험업법 개정은 25년만에 이뤄졌다. 따라서 다음에 보험업법 개정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으며, 그때 생·손보 겸영이 허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생·손보 겸영 허용이 추진된다면 생보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손보사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그룹사가 없는 손보사들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백번을 양보해 김회장이 전제한 대로 겸영 허용으로 보험업법이 개정된다면 과연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의 합병은 가능할까. 일단 합병을 위해서는 양사의 주식가치를 산정해야 하는데 상장사인 신동아화재와 비상장사인 대한생명의 주식가치 평가기준은 크게 다르다. 따라서 설령 합병논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합병하는 게 쉽지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날 김회장의 발언으로 신동아화재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컸던 것이다. 그러기에 보험업계에서는 “한화가 생보시장에 처음 들어오면서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현실성 없는 발언을 했다”고 꼬집고 나섰다.

대한생명은 그동안 자본잠식 상태에서 겨우 벗어나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시현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계약자 배당을 하지 않은 점 등이 대규모의 흑자를 내게 한 원동력이다.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를 인수한 한화의 보다 냉철하고 정확한 보험시장 읽기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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