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월드컵 석달후

월드컵 석달후 10월1일 한국 관련 기사를 읽는 외국인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정치권이 “북한에 뒷돈을 갖다바쳤다”, “아니다”며 삿대질을 해대는 와중에 북한 선수단과 미녀 응원단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현대상선을 통해 북한에 4억달러의 뇌물을 비밀리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드류 워드란 기자는 ‘비난받는다’는 표현을 통상 사용하는 ‘condemn' 등 대신 ’검찰에 기소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accuse'란 단어를 이례적으로 사용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첫 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2000년 8월 4대 재벌 부당내부거래조사 당시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4900억원을 빌려서 대북지원금으로 쓴 것을 알고도 용처조사를 하지 않는 등 은폐한 의혹이 짙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2일에도 공정위 국감이 이어 열리고 4일엔 재경부, 금감위 국감이 열려 또다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의 첫 금메달 획득이 예상되는 부경대학교 역도경기장에 100명이 넘는 북한 응원단이 찾아와 북한가요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일사불란한 동작을 연출, 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발랄한 율동을 보여주기도 했다한다.
의혹이 있으면 반드시 밝혀야 하겠지만 ‘북쪽 손님’들이 방문중인 아시안게임기간동안 만이라도 고함소리를 자제하고 사실여부를 확인할 방도를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금감원은 이미 현대상선에 대해 감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감사원도 이날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했다. 금감원과 감사원도 정치권의 공방이 더 해지기 전에 가급적 빨리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