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脫퀄컴의 길`

[기자수첩]`脫퀄컴의 길`

이성주 기자
2002.10.07 12:41

[기자수첩]`脫퀄컴의 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에 이어 내년 6월부터 상용서비스될 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WCDMA)에서도 우리나라는 퀄컴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것 일까.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이상철 장관은 WCDMA 상용서비스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를 `단말기와 시스템의 미비'라고 꼽았다. 이는 퀄컴의 듀얼모드 칩이 내년 2분기께 나온다는 것을 염두해 둔 발언이다.  내년 상용서비스를 준비하는 비동기식 사업자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KT아이컴은 퀄컴 칩을 채택한 단말기를 우선 사용하고 나중에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칩이 나오면 이 또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 IMT는 어떤 칩은 사용하든 `제기능'만 내면 아무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30일 정보통신부 기자실에는 한 벤처기업의 신제품 발표가 있었다. 정부가 요구하고 업체들이 기다린다는 WCDMA와 동기식 2.5세대 이동통신(cdma2000 1x)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밴드 듀얼모드(DBDM)'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업체의 발표대로라면 우리나라 WCDMA 서비스가 적어도 3~4개월 앞당겨 실시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고스란히 퀄컴 등에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칩 구매비용과 로열티 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벤처기업의 `쾌거'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끌지 못하는 듯 하다. 휴대폰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기능 검증도 필요하고 퀄컴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벤처기업에 개발한 칩을) 채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로 승승장구하는 퀄컴도 `한국이라는 봉'을 만나기 전에는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소규모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것을 떠올리면, 이번에 국내의 한 벤처기업의 기술개발을 눈여겨 그 누군가가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脫퀄컴 종속'의 시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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