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계의 대선 바라보기
"특정 후보를 경제계가 공식 지지한다는 것은 아직 우리 여건상 시기상조 아닌가" , "대선 후원금은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경제단체가 나서서 모금할 일은 아니다"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성향과 선거자금 지원 문제에 대해 경제단체들은 한결같이 `지금까지 터부시 되어온 영역을 새삼스럽게 건들지 말자'는 반응을 보였다. 재계는 대선과 관련된 언급이 일반인들에게 자칫 '정경유착'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또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선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며 움추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재계는 경제정책적 측면에서만은 과감한 주문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주5일 근무' 시행과 관련 경제계의 목소리가 높다. 재계는 경제5단체를 창구로 대선후보들에게 경제계 입장을 담은 정책건의서를 제출, 대선 후보들이 기업이나 경제계 입장을 얼마나 수용 반영하는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총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고나면 어느 후보가 기업 친화적인지 우리가 밝힌 정책건의서와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적 판단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표명할 수는 없지만 이심전심으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알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한 진전으로 보인다.
대선자금 후원에 대해서는 `단체 플레이'가 아닌 `개인 플레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개인 플레이'가 개별기업의 이권으로 연결되고 정권별 기업별 부침이 이어진다면 우리 경제와 우리 정치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은 명백하다. 어느정권에서 어느 기업이 흥하고, 어느 정권이 어느 기업을 밉게보고 하는 식의 후진적 정경유착이 다시 들어설까 두렵다.
21세기 첫 대선을 맞는 재계의 심정은 예전의 `벙어리 냉가슴'에서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