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의 승부수

[기자수첩]SK의 승부수

이규석 기자
2002.10.25 12:44

[기자수첩]SK의 승부수

SK그룹이 '승부수'를 던졌다. 손길승 그룹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그룹의 최고경영진을 포함, 22개 계열사 CEO가 한자리에 모여 '계열사로서의 자격'에 대해 시한을 두고, 세부적으로 조건을 갖출 것을 약속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이익이 난다고 하더라도 기업가치가 파괴되는 계열사는 정리시킨다'는 내용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급변하고 위기요인들이 늘 도사리고 있는 만큼 일단 '생존'에 초점을 맞추되 미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확보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SK그룹은 올들어서도 늘 '생존'의 키워드를 제시하며 계열사들을 독려했다. 손 회장은 올초 "생존과 발전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한다"고 강조했고 이번 CEO세미나 종합강평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예측해 생존에 요구되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생존조건확보, 실적에 따른 책임경영, 미래준비 등 3대 경영방침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SK그룹의 미래 성장전략은 외견상 '힘'이 있어 보인다. '배수의 진'을 치듯 '계열사 퇴출'을 운운할 정도로 자신감도 배어 있다. 그러나 정작 있어야 할, 21세기 기업이라면 우선 실천해야 할 '기본'이 '2002 제주선언'에 보이지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접을 수 없다. 바로 `투명경영, 윤리경영'이다.

SK그룹은 지금 의문의 증권거래와 관련, 시장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25일 발표된 '2002 제주선언'에는 어디를 들여다 봐도 투명경영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기업이 '마켓'에서 혼자 군림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시장에서는 기업과 투자자, 고객 등이 상호 교감하며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해 갈때 해당 기업의 미래도 밝을 것이다.

SK그룹은 한국경제의 큰 줄기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우뚝 서 있다. 그 '자리'에 걸맞는 경영이념과 실천이야말로 SK그룹의 진정한 성장전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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