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S승리의 비결

[기자수첩]MS승리의 비결

이웅 기자
2002.11.05 13:00

[기자수첩]MS승리의 비결

장장 4년7개월을 끌어온 세기의 소송이 일단락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 법무부가 마련한 반독점 소송 '합의안'이 결국 1년만에 별 수정없이 연방법원의 승인을 얻어낸 것. 강도높은 제재를 높일 것을 주문했던 9개 주정부의 요구는 묵살됐고, MS는 큰 궤도 수정없이 제 갈 길을 갈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결론은 여러모로 예견된 감이 없지 않다. 부시 행정부의 등장과 정보기술(IT) 산업의 불황 그리고 공수(攻守)가 유연했던 MS의 전략이 그 근거다. 한때 '기업분리'까지 갔던 위기상황을 뒤집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부시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친기업 성향의 부시는 선거전에서부터 MS 분할을 공공연히 반대하여 'MS=부시주'라는 등식은 월가에선 뉴스거리도 아니었다.

PC업계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의 불황도 MS가 '승리'를 굳히는데 일조했다. '반독점' 분쟁도 10년씩 호황이 지속되던 호시절 얘기고, 경제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3년째 주가가 고꾸라지자 여론도 바뀌었다. 이번 판결 후 기술주는 물론 증시 전체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반색하는 시장 분위기도 이를 대변해 준다.

MS의 전략도 돋보인다. MS는 회사분할 명령을 받았던 2000년 6월경 여차하면 캐나다로 본사를 옮기겠다며 엄포를 놨고, 올초 전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윈도'에서 발을 빼겠다고 역공세를 폈다. 그렇다고 강수만 고집한 것도 아니다. 여론의 포화가 집중되자 빌 게이츠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으며, 기회가 왔을 때 신속하게 타협, 승기를 잡았다.

아직 많은 IT기업들은 기업투자 감소로 인해 사경(死境)을 헤매고 있다. 그러나 MS는 얼마전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으며, 최근 3분기 매출이 1년전보다 26%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것이 타고난 '기술력' 덕분인지, 변함없는 '독점력' 때문인지 확언하긴 힘들어도 MS의 아성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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