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디플레가 중국탓?

[기자수첩]세계디플레가 중국탓?

박민정 기자
2002.11.13 12:44

[기자수첩]세계디플레가 중국탓?

현재 세계경제의 화두는 디플레이션(이하 디플레)이다. 지난 6일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도 일본식 디플레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 경제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등 디플레 현상은 전지구로 확산되고 있다.

디플레는 지속적인 물가하락으로 기업 순익이 감소,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이다. 디플레가 위험한 것은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이란 방법을 쓸 수 있지만 디플레는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세계 디플레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지는 최근 중국이 저가 제품을 전세계에 수출함으로써 전지구적 디플레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수출국이며, 중국의 수출규모는 연간 3200억 달러 규모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가전 장난감 의류 등 상대적으로 싼 제품들이기 때문에 세계적 디플레의 주범이라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산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점만 보아도 중국이 전세계에 디플레를 수출하고 있다는 것은 과장이다.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이 디플레에 직면한 것은 경직된 통화정책 때문이다. 일본은 제로금리로 통화정책을 펼 여지가 없고, 홍콩은 달러와 페그제로 묶여 있어 정책운용이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세계적 디플레 현상은 정보통신(IT) 거품 등으로 공급은 과잉 상태이나 수요는 이를 따라 가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90년대 후반에 집중된 과잉투자와 과잉생산이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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