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기술주 랠리,주간 4.9% 급등
[상보] "지나친 비관이 랠리를 이끌었다." 성금요일 연휴를 앞둔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상승했다. 기업 실적이 대체로 긍정적인데다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 악화되지는 않았다는 점이 '전약후강'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술주는 4일째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80.04포인트(0.97%) 오른 8337.65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78포인트(2.21%) 상승한 1425.50을 기록, 1400선을 넘어섰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3.67포인트(1.55%) 오른 893.58로 마쳤다.
이로써 3대 지수는 주간으로 다시 상승했다. 뉴욕 증시는 18일 휴장한다. 나스닥 지수는 한 주간 4.9% 급등했고, 다우와 S&P 500 지수는 각각 1.6%, 2.9%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올들어 6.7%, S&P 500 지수도 1.6%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다우 지수는 0.1% 떨어진 상태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3억8400만주, 나스닥 16억200만주 등으로 휴일 전날으로는 많았다. 두시장의 오른 종목 비중은 각각 83%. 80%였다.
채권은 시장이 오후 2시에 조기 마감한 가운데 하락했고, 달러화는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어서며 3주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1.37달러 급등한 30.55달러를 기록했다. 금도 상승해 6월 인도분은 온스당 1.30달러 오른 327.60달러에 거래됐다.
출발은 혼조세였다. 실업수당 신청자가 늘어나 고용시장 위축 우려가 제기된 데다,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경계감도 한 자리를 차지한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주들이 노키아와 브로드컴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하면서 급락은 제한됐다. 낮 12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4월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는 악화됐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름세로 돌변했다.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4월 -8.8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8.0)을 밑도는 수준. 그러나 뉴욕 제조업 활동이 크게 위축돼 두 자리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는 불식시켰다는 지적이다. 앞서 12일까지 1주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예상보다 많은 3만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노동부가 발표했다. 4주 이동평균치는 42만4750건으로 11개월래 최고치였다.
전문가들은 외형상 악화된 지표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을 두고 너무 비관적인 분위기의 반작용으로 해석했다. 상당수 시장참가자들이 악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표가 그리 나쁘지 않자 우려가 기대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스미스바니의 분석가인 스트븐 위팅은 트레이더들이나 기업 경영진이 너무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90년대 초반의 경제를 기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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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삭스는 소매나 증시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게 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달 6일 금리를 손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FRB의 단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24.60으로 하락,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VIX의 경우 36.01을 기록, 4년래 가장 낮았다.
기업 실적도 순조로운 편이다. S&P 500 기업 가운데 분기 실적을 공시한 162개 기업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8.9% 증가했다. 매출은 5%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기업의 1분기 순익이 10.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의 투자전략가인 프랑코스 트래한은 경제가 전후 기대감으로 개선될 수 있으나 증시를 급등시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잉설비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순익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S&P 500 지수가 연말 목표가 950선에 이를 수 있으나 유가 하락 등 추가적인 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단기적으로 S&P 500 지수가 850선으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항공 등의 오름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편입 16개 전 종목이 오른 가운데 4.58% 급등한332.96를 기록했다. 인텔과 AMD는 2.7%, 1.5% 올랐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7% 상승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주 랠리에는 이날 노키아와 브로드컴이 크게 기여했다.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노키아는 네트워크 부문의 감원 비용으로 인해 2분기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기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38%로 늘어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 성장률이 10%에 이를 것이란 당초 전망을 재확인하고, 자사 성장률도 시장 평균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노키아는 6.6% 상승했다.
통신칩 업체인 브로드컴은 매출이 37% 증가하고 손실이 예상보다 크게 축소됐다고 전날 발표, 18% 급등했다. 브로드컴은 이번 분기 매출은 전분기 보다 12~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주들은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기업 AMR이 파산 모면으로 18% 급등한데 힘입어 상승했다. 아멕스 항공지수는 6% 올랐다. AMR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승무원 노조가 18억달러 규모의 임금 및 수당 삭감안을 최종 승인, 파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경쟁사인 델타 항공도 1분기 손실폭이 예상보다 줄었다고 밝힌 후 12% 상승했다.
세계 2위의 음료회사인 펩시코는 실적 호전으로 6.6% 상승했다. 펩시코는 비용절감과 스낵 사업부문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순익이 지난해보다 13% 급증했다. 애플컴퓨터는 순익 65% 감소에도 불구하고 3분만에 흑자 전환했으나 0.9% 떨어졌다.
다우 지수에 편입된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는 긍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3.6% 하락했다. 이 회사는 1분기 주당 1달러의 순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당 92센트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주당 97센트를 모두 웃돌았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2분기 신중한 전망을 제시한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노키아 실적에 고무돼 일제히 상승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34.30포인트(0.89%) 오른 3889.20을 기록했다. 파리의 CAC40 지수는 3.45포인트(0.12%) 상승한 2898.61,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는 75.10포인트(2.66%) 오른 2899.78로 각각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