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남 대체 신도시

[기고]강남 대체 신도시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3.05.23 12:27

[기고]강남 대체 신도시

 정부는 지난 5월8일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김포와 파주에 신도시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분양권의 전매를 금지하도록 함으로써 강력한 투기억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와 기대에는 아랑곳없이 강남일대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은 계속 들끓고 있다.

심지어 신도시 건설이 발표된 김포와 파주지역의 주택시장도 가격이 급등하는 등 투기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왜 이러한 혼란이 벌어진 것일까.

 

그것은 정부가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대한 인식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열흘 전에 주택공급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주택가격이 서서히 내릴 것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지난 3년간의 주택건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입주시기가 도래하는 때가 되면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상식'적인 전망이었다.

이러한 전망을 내놓은지 10일만에 주택시장의 불안을 조장시킬 수도 있는 신도시 건설 발표가 나왔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내년이면 주택가격이 내릴 터인데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주택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신도시 건설이라는 대책을 세워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생뚱맞게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정부가 앞장서서 조장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행동이다.

 

신도시 건설 후보지로 발표된 지역 또한 뜬금 없다. 최근 주택시장은 수요와 지역 차별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단적으로 강남 주택시장과 강북 주택시장은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인다.

주택수요가 집중돼 가격 상승 우려가 큰 곳은 강남지역이며, 강남 선호층은 강북에서 주택을 찾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 신도시 후보지를 정한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정책 혼조의 결과는 주택시장의 불안과 실수요자의 부담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신도시 건설 발표이후 신도시 후보지와 인근지역은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과 땅 모두 폭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강남지역은 강남의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뾰족한 정책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는 투기지역 지정과 보유세 강화 등의 추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신도시 건설발표가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수도권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주택시장의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주택정책은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을 띤다.

 

그러나 신도시 건설이 아무리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해도 주택시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나 정치적 결정은 주택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신도시 건설 발표이후의 시장상황이 그 반증이라 하겠다.

 

저금리라는 거시경제 조건하에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강남지역 아파트시장에서의 가격상승 압력은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강남지역에 대한 주택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대체신도시 건설 등의 대안이 마련되어야만 시장불안이 진정될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대증요법식 땜질처방 대신 전방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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