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기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이상빈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2003.06.04 12:14

[기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한때 세계 경제를 주름 잡던 일본과 독일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양국 국민들은 여전히 근면하고 성실하지만 경제는 디플레 조짐을 보이는 등 활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양국 모두 경제구조의 개혁이 지연 되는 등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도 전에 성장의 주체인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국민이 기업에 대해 가지는 편견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일-중 등 동북아 3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관 시장관 비교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절반 가량이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등 반 기업정서가 팽팽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북아 중심 국가를 지향하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부정책에 비추어 볼 때 우려가 되는 조사결과이다.

 

조사결과 중 흥미로운 사실은 기업을 단순히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느냐 아니면 기업을 이윤추구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 하여야 하는 집단으로 보느냐에 따라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가지는 정서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윤추구보다 우선시하여야 하지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한다고 하여 반기업 정서가 강하고 중국은 기업을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기 때문에 기업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불가사의한 조사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본질은 적은 비용으로 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해 이를 비싸게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기업은 되도록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여야 이윤극대화를 달성하기 때문에 생산성향상을 추구하여야 한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필요를 충족시켜 주면 줄수록 가치가 높고 이를 비싸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호변화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생산성 향상과 소비자의 필요 충족이라는 양대 기능을 통한 이윤극대화가 기업에게 주어진 지상과제이다. 기업이 경쟁을 통해 이윤극대화를 추구할수록 소비자는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쓸 수 있고 노동자는 더 좋은 고용기회를 가지게 되며 주주는 더 많은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볼 때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통해 국가발전에 기여하여야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단체로 인식되어서는 아니 된다. 예를 들자면 천재지변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극복할 책임을 기업에게 전가시켜서는 아니 된다.

 

최근 일어난 물류대란에 대한 대처 방안을 보면 정부가 표면적으로 내 세우고 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는 반대로 정부도 반기업정서에 기초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않을 수 없다.

높은 물류비용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화물차의 공급과잉으로 야기된 어려움을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막아 보겠다는 방안은 헌법 위에 “어거지법”이 존재함을 확인시켜 줄뿐이다. 힘으로 밀어붙여 각자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면 국민 모두 목소리 키우기에 몰두하게 되고 이는 곧 총체적인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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