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증시 조정을 예상하는 이유

[기고] 증시 조정을 예상하는 이유

이덕청 LG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2003.06.20 12:33

[기고] 증시 조정을 예상하는 이유

한마디로 전세계 주식 시장은 주가 상승을 목말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으면 당연히 주가상승의 논리가 되고,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안 좋아도 앞으로의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쁘기는 어렵다는 식으로 해석되면서 역시 주식을 사야 하는 논리로 귀결되었다.

경위야 어떻든 간에, 다수 시장참가자의 심리가 강세장을 믿는 방향으로 쏠리게 된다면 실제로 주가는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주가상승이 근거 없다고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주가의 경기 선행성을 감안해 보면 "아직 경기지표의 개선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다"라는 식의 인식도 문제가 있다.

 

경기지표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은 이미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올해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 수축국면을 지속하면서 연간 3.2% 성장에 그치는 반면 내년에는 5.7%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경기에 선행해서 올해에 크게 움직일 근거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단지 최근 한국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낸 직접적 동력인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수 행진이 계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 만은 아니다. 채권시장이 주식시장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있는 점이 문제이다.

이는 연초 이후 확대되고 있는 신용 스프레드와 극도로 축소되어 있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에서 나타난다. 우선 BBB-등급 회사채 수익률에서 국고채 수익률을 차감한 신용 스프레드를 보면 과거 주가와 매우 일관되게 역(逆)의 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최근에는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대되어 왔다. 국고채 3년 수익률에서 콜금리를 차감한 장단기 스프레드는 그 동안 주가와 정(正)의 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최근에는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동반성(Co-movement)의 붕괴현상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동반성이 어떻게 다시 회복되는가에 있는데 내년의 경기회복을 전제로 6-12개월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됨으로써 동반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주가가 조정을 받음으로써 동반성이 회복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선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한국 경제는 과도한 가계신용 확대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올해 초부터 경기수축국면을 겪고 있는데 그러한 경기수축에 따라 매출 부진, 재고 누적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제 기업 부문도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될 것인바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내년의 경기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올 하반기에도 경기수축국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임을 감안하면 장단기 스프레드 역시 당장 확대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결국 이러한 사정은 최근의 주가반등이 분명 근거 있는 것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을 겪을 가능성 또한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