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보사 이차역마진 진단과 해결
최근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3%대 후반까지 떨어지고 회사채(AA-) 금리도 5%대 초반에 머물자 초저금리에 따른이차역마진으로 줄줄이 파산한 적 있는 일본의 생명보험사 사례를 떠올리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97년 닛산(日産)생명에서 2001년 도쿄(東京)생명에 이르기까지 7개 생명보험사가 저금리에 따른 이차역마진으로 파산했다.이에 일본 정책당국은 늦게나마 역마진의 심각성을 깨닫고 최근 보험업법을 개정해 올 7월부터는 일정 조건 충족시 기존계약까지도 소급해 예정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이차역마진은 생보사가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장금리(예정이율)와 실제 자산운용 이익률간의 차이가 마이너스인 상태를 말하는데, 생보업계의 이차손실액은 이차역마진율을 1%로 가정할 경우 전체 운용자산의 1% 수준인 1조3200억원이 될 정도로 막대하다. 현재 생보사의 보장금리는 과거에 판매된 고금리상품의 영향으로 아직도 7%대에 머물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생보사 이익의 원천이 되고 있는 위험률차·비차·이차중 언더라이팅 강화 등으로 얻어진 위험률 차익과 구조조정과 감량경영으로 남긴 비차익을 고스란히 이차손 보전에 써야 하는 악순환이 거의 모든 회사에서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생보업계의 2년 연속 대규모 흑자에 주목하며 엄살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는 종신보험 판매에 따른 일시적 성격이 강하다. 본격적으로 종신보험의 책임준비금 적립이 시작되고, 새 경험생명표 사용에 따른 위험률차익 감소 등 경영 악화요인이 산재돼 있는 가운데 현재와 같은 이차역마진이 지속된다면 향후 생명보험사의 이익규모는 축소될 것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이차역마진 문제를 풀 해법은 없는가. 먼저 보험사 차원에서는 종신보험의 대체상품 전환이 시급하다. 종신보험은 계약초기에는 이익기여도가 높으나 향후 준비금 부담으로 잠재적 경영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연금, 장기간병보험, 종업원복지보험 등으로 상품전환을 해야 한다. 또 금리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개발도 중요하다.
한편 보험료 계산시 적용되는 예정이율은 대부분의 회사가 책임준비금 적립액 계산시 적용되는 표준이율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보험계약시 정해진 예정이율은 보험기간 전체에 걸쳐 적용되기 때문에 예정이율의 척도가 되는 표준이율도 실세금리가 안정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표준이율도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
이러한 이차역마진 문제가 거론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보험사를 믿고 보험에 가입한 수많은 계약자보호를 위해서다. 혹시나 일본과 같은 잘못된 전철을 밟아 보험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수의 계약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앞서 제기한 해결방안 이외에 꼭 일본식 해법을 따르지 않더라도 이차역마진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문제까지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IMF사태의 원인을 반성할 때 가장 많이 썼던 표현중의 하나가 ‘샴페인을 일찍 터뜨렸다’는 것이었다. 생보사가 대규모 이익을 낸 것을 두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보험료 인하나 계약자배당 확대 등의 주장은 보험산업에 내재된 문제와 장기계약인 생명보험의 특성을 간과한 너무 성급한 주장으로 들린다. 눈앞의 상황을 오판해 보험산업의 미래를 그르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