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증시는 올라가는데..
최근 보도에 의하면 미국 다우지수는 3월 초에 최저점을 찍은 후에 지금까지 24% 상승하였고 나스닥지수는 31% 상승하였다. 3월초에 이라크 전쟁이라는 경제외적인 악재 때문에 미국증시가 침체를 보였지만 이라크 전쟁의 조기종결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미국증시는 활황을 보이고 있다.
또 일본 니께이 지수는 20년간의 최저치를 4월말에 기록하였지만 그 후 18.6% 상승하여 9000고지를 돌파하고 있다. 미국은 증시호황, 저금리 그리고 달러화 약세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향후 1년간 3.4% 내지 3.8% 정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몇 달간 세계경제는 바뀌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그동안 SK 사태 및 카드채로 인한 금융 불안,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한 국가신용등급의 하락 그리고 조흥은행 파업을 비롯한 일련의 노사분규 등에 시달리고 있다. 신문의 머리기사에도 한국경제 남미형 전락 우려 또는 제조업 4년 내 공동화 등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으시시하게 하는 문구들로 채워져 있다. 지금 상태라면 올해 3% 대의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규진입노동자가 많고 실업자에 대한 사회적 안정망이 취약한 한국경제의 특성상 3% 이하의 성장률은 심각한 고용대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세계경제의 장밋빛 전망과는 동떨어져 한국경제는 지금 활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경제가 침체되면 우리가 추진하고자 하는 변화와 개혁은 한갓 사치로 치부될 뿐이다.
우리 속담에 "아무리 어려워도 쪽박만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아무래도 쪽박마저 온전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무리한 떼쓰기가 난무하는 노동운동은 우리가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시장경제의 원리와 거리가 멀다. 시장경제의 원칙이 훼손되면 자본주의가 작동하지 않으며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바로 서지 않으면 높은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작금의 노동운동은 근로조건개선 등 노동운동의 본질을 벗어나 시장경제체제 자체를 흔드는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야만 비능률이 제거될 수 있고 비능률이 제거되어야 경제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비능률이 제거되기 위해서는 잘하는 사람은 남고 못하는 사람은 퇴출되는 시스템이 작동하여야 한다. 진입은 하되 퇴출이 되지 않는 철밥통이 존재하면 할수록 비능률은 제거되지 않는다. 잘하는 사람이나 못하는 사람이나 똑 같은 대우를 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비능률을 제거하려는 고통을 부담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유연한 노동시장은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구조조정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집단이기주의의 배제사례로 우리는 레이건의 강경 대처를 기억하고 있다. 레이건은 1만 1000명이나 되는 항공 관제사를 해고하였고 이들의 재취업마저 막는 원칙을 고수하였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회생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81년도의 강경대처가 당사자에게는 가혹한 조치일지라도 이를 계기로 미국경제를 회생시켰기 때문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러한 계기를 한국경제도 요구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현 상황을 방치한다면 동북아 중심 국가 또는 2만 불 소득시대라는 공허한 메아리만 깨진 쪽박 위를 맴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