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아시나요, pitiful MOF'
기자가 현장을 떠난지 6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6년의 공백, 무뎌진 기자로서의 칼날을 인간으로서의 지켜야 할 도덕과 삶의 자세라고 소리쳐 외쳤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고 그게 싫어 몸둥아리로 그게 아니요라고 표출하고파 현장을 찾았다.
복귀 첫날 패기와 의욕에 넘쳐 특종을 찾아 결국 허망한 운명임을 알면서도 불나비처럼 날라 다녔다. 나비도 꽃이 있어야 존재이유가 설명되듯 기자도 취재원의 맞장구가 어울려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러나 나의 취재 대상 과천 정부청사 1동 재경부 공무원들은 죽었다. 6년여의 무딤으로 봐도, 공백의 숙성이 낳은 겸양과 배려의 심정으로 봐도 그건 죽음이고 나에겐 충격이었다.
"일할 맛 안 납니다. 열심히 해 놓으면 뭐 합니까. 오해만 삽니다. 코드가 안맞는 자로 찍히죠. 차라리 복지부동하죠." " 법인세 신불자등 현안마다 재경부가 목소리를 내면 번번이 깨집니다. 재벌 앞잡이고 1차 개혁대상이라나요" "머리를 쥐어짜고 야근하면 월급을 많이 줍니까 정년을 보장합니까. 골프 해외여행 사생활도 즐길 수 없습니다.""재경부가 파워풀, 컬러풀, 오너러블 다 갖춘 시절이 있었죠. 지금 재경부는 피티풀(pitiful)입니다. 한마디로 최악이죠"
마치 6년전 마지막 기자 시절 산자부를 모습이 오버랩된다. 재벌등 민간부문의 성장으로 설 땅을 잃고 무사안일과 패배감으로 방황하고 흐트러진 공무원들. 하지만 그 빛바랜 산자부의 풍경을 오늘 찾아간 장차관실과 그 사무실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활기 띤 산자부, 시들시들 재경부.누가 재경부를 이리 만들어 놓았나. 김진표 부총리 인가 노무현대통령 인가. 아니면 거스를 수 없는 시장 중심의 바뀐 시대 조류 탓인가.
기자가 좋아 이길을 택했고 고시할 생각은 없었지만 고시패스한 친구들의 심정은 이해간다. 기자는 삐딱해야 하겠지만 그들은 바르고 맑았다. 우린 비판적이었지만 그들은 긍정적이었다. 학교 성적도 좋았지만 명예를 존중하고 공복으로서의 역사의식과 소명감을 갖췄다. 보람과 명예를 먹고 산다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을 재벌의 앞잡이로 매도하고 개혁대상으로 심판대에 올리려 하니 일할 맛 나겠는가.
1848년 마르크스의 매니페스토(공산당선언)는 "지금 유럽의 하늘은 공산주의의 유령이 뒤덮고 있다"고 선언했다. 지금 재경부 과천 청사 위에는 냉소와 비웃음과 참담함의 먹구름이 가득차 있다.
이건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 엘리트인 재경부 공무원들을 뛰게 해야한다. 재벌이 앞장서고 공무원들이 밀어주고 노조가 본분에만 충실하고 이럴 때 국운은 승천한다. 외환위기후의 구조조정 시대는 저물고 있다. 파괴의 시대는 가고 창조의 시대가 왔다. 재정과 금융과 경제의 새로운 틀을 짜고 창조적 프로세싱을 개발해야 한다.
과거 규제를 양산하던 재경부는 죽어야 경제가 산다. 하지만 지금 새시대 새틀을 만들어야 하는 재경부가 신바람을 내야 경제가 산다. 이제 재경부 공무원들이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