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달러 급락" 다우 9600 붕괴

[뉴욕마감]"달러 급락" 다우 9600 붕괴

정희경 특파원
2003.09.23 05:36

[뉴욕마감]"달러 급락" 다우 9600 붕괴

[상보]"두바이 합의"의 충격이 뉴욕 증시까지 강타했다. 사실상 달러화 약세를 용인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의 두바이 회의 이후 첫 거래일인 22일(현지시간) 달러화가 급락하면서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화 하락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불안감이 악재로 작용했다.

증시는 아시아 증시가 '환율 쇼크'로 급락한 가운데 하락세로 출발했다. 초반 떨어진 낙폭을 만회하지 못했고, 다우 지수의 경우 한때 9500선도 위협 받았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09.41포인트(1.13%) 하락한 9535.41로 9600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23포인트(1.64%) 떨어진 1874.47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3.51포인트(1.30%) 내린 1022.79로 장을 마쳤다.

달러화는 급락하고 채권도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12엔 초반대로 하락, 2000년 12월 이후 3년 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이날 '강한 달러'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달러화가 90년대 이후의 강세 기조에서 방향이 역전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은 앞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가 적정하게 상승해야 한다고 로비해 부분 관철시켰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주말 G7 재무장관 합의가 85년 수준은 아니지만 '미니 플라자 합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급락 여파로 금값이 크게 올랐다. 금 12월 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장 중 한 때 온스당 389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주 말보다 5.40달러 상승한 388.9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주중 석유수출구기구(OPEC)의 각료 회담을 앞두고 하락, 10월 인도 분은 배럴 당 7센트 내린 26.96달러에 거래됐다. 그러나 11월 인도 분은 12센트 상승한 27.1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급락 여파는 앞서 아시아 시장에서 대미 수출업체들의 주가를 끌어 내려 일본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2년 래 최대폭인 4.2% 급락했고, 한국 종합주가지수도 33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하락세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과 중국이 자국 통화 약세를 유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증시가 최근 강세를 유지하면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고, 국제 자금 이동의 불안감이 작용해 증시는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JP모간은 세계 증시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3%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회복, 순익개선, 투자 증대 등을 동인으로 제시했다. 모간 스탠리의 투자 전략가인 스티브 갈브레이스는 올해와 내년 S&P 500 기업의 순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발표되지 않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의 발언, 개별 기업의 뉴스 등이 달러화 급락외의 이슈가 됐다. 번 버난케 FRB 이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잭 귄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고용 없는 회복을 우려했고, 달러화 약세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약세였다. 반도체 네트워킹 생명공학 등 그간 랠리를 주도했던 업종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53% 떨어진 449.14를 기록했다.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사임한 모토로라는 9.1% 급등했다. CEO 사임이 기업 재건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고, 인텔은 2.2%,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3.9% 각각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2% 내렸다.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주 노조와 타결한 근로협상안에 일부 공장의 폐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약세를 보였다. 제너럴 모터스는 1.3%, 포드는 0.3% 각각 하락했다. 최대 통신업체인 AT&T는 보유 현금을 통해 11억 달러의 채권을 환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1.7% 상승했다. 다우 종목인 3M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면서 0.1% 올랐다.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지난 주 말 9월 동일점포 매출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8월의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해 1.8% 떨어졌다. 이밖에 인터액티프코프는 온라인 할인 여행사인 핫와이어닷컴을 6억6500만 달러에 인수키로 발표한 가운데 3.3% 떨어졌다. 경쟁업체인 프라이스라인도 0.2% 내렸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4800만주, 나스닥 17억1600만주 등으로 지난 주말보다는 줄었다. 두 시장의 하락 종목 비중은 각각 80%, 76% 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유로화 상승 여파로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28.80포인트(0.68%) 떨어진 4228.2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는 90.69포인트(2.69%) 하락한 3282.95,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30 지수는 122.43포인트(3.42%) 급락한 3465.27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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