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노조에 보고하는 은행장님
현안이 있을 때 마다 노조에 `보고'하는 은행장이 있습니다. 바로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입니다. 신행장만큼 노조사무실을 자주 방문하는 CEO는 아마 없을 겁니다. 직접 찾지 않을 때는 경영과 관련된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노조위원장과 통화를 합니다. 이제 부임한지 한달 정도가 됐지만 귀찮을 정도로 자주 부른다며 노조위원장은 투덜되던군요.
신 행장이 이처럼 노조를 특별 배려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노조식으로 표현하자면 이른바 `길들여진 은행장'이기 때문이지요. 실질적으로 은행장에 내정된 이후 노조의 심한 반대로 낙마할 뻔했던 신 행장으로서는 노조가 곧 '상전'인 셈입니다.
사실 수은 노조는 전임 이영회 행장과는 관계가 워낙 좋았지만 그전 Y행장과는 극한적인 대립상황까지 갔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조도 이점을 우려해서인지 신행장이 오기전 비슷한 캐릭터를 가졌다고 알려진 신행장에 대해 그렇게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충분한 합격점을 줄 수 있지만 만약 과거 Y행장과 같은 조짐이 보일 경우 언제든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게 노조의 생각입니다.
신 행장도 이런 노조를 의식해서인지 오랫 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은행장답게 `준비된 은행장'으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는 게 수은 안팎의 평가입니다.
은행장이 노조사무실을 방문하고 수시로 노조 위원장과 통화를 하는데 대해 너무 저자세가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어찌됐건 화합경영 차원에서 수은 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이해를 할수 있는 부분도많이 있습니다.
오늘도 신 행장의 집무실에는 취임때 노조에서 선물한 '初心如一'이라고 쓰인 대형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신 행장이 이 액자를 얼마나 자주 보는지 모르지만 수은인들은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