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방분권시대의 지역금융

[기고]지방분권시대의 지역금융

김극년 대구은행장
2003.11.23 21:13

[기고]지방분권시대의 지역금융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총인구의 절반 정도가 살고 있고, 국가총생산의 47%, 기업본사 등 중추기능의 80~90%, 어음교환액의 92%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수도권 과밀 현상은 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키고 지방경제의 공동화와 농촌 지역의 피폐를 가져옴으로써 지역간,계층간에 심각한 갈등 현상을 낳고 있다.

 

이는 그 동안 불균형 성장전략이 가져온 `정부 실패'와,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기보다는 효율성을 앞세운 데 따른 `시장 실패'의 복합적 소산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참여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 정책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과밀에 찌든 수도권에 생기를 불어넣고 피폐하고 낙후된 지방을 되살림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수도권과 지방이 모두 다 잘 살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다.

 

지방분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지역의 경제적 기반을 탄탄히 다지기 위한 지역별 전략산업의 육성과 지역혁신체계(RIS)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산업의 육성과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인프라가 바로 지역 금융이다. 지역 금융은 지역의 기업, 대학,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지역혁신 주체들의 혁신 노력을 금융 면에서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유망 기업과 성장 전략산업의 발굴,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기반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금융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히 지방에서 조성된 자금이 끊임없이 수도권으로 흘러가는 자금 흐름의 왜곡 현상을 바로잡아 지역의 자금이 지역금융기관을 통해 지역개발과 지역 중소기업지원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지역자금의‘선순환 체제’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편예금, 보험 등에 의한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억제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의 금고업무를 비롯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나온 돈으로 쌓인 법원 공탁금과 보관금,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료와 국민연금, 교통범칙금 등과 같은 각종 공공 자금을 지방은행에 예치토록 하고, 이들 공공자금이 지역 기업과 산업에 효과적이고도 원활하게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

 

금융 산업이 고도로 발달한 미국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100대 은행 중에서 중소형 지역은행들이 대형은행들을 제치고 5위 안에 들만큼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보이고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지방 분권 정책과 국가균형 발전 정책은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적 대통합을 이룩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주춧돌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 발전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역적,정략적 관점에서 접근하거나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가 아직도 부족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분권 관련 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고, 특히 지역경제 발전과 지역혁신체계에서 지역 금융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해 국가균형발전법에는 반드시 지역 금융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또 앞으로 제정되고 수립될 동법 시행령과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도 지역금융은 물론, 지역금융기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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