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민임대주택 활성화의 조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서 짓는 국민임대주택은 시중 전셋값의 50∼70%에 입주할 수 있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인 성남 도촌과 군포 부곡 등 수도권에서 국민임대주택단지 4곳이 분양에 들어가 7500여가구를 공급한다.
그런데 매년 8만호 내지 11만호의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해야 하는 실무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는 무엇보다 택지부족 때문이다. 서울 등 대도시내에서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이 직장 등 생활여건을 고려할 때 가장 바람직하지만 시내에는 마땅한 택지가 남아있지 않다.
국민임대주택 1채를 지으려면 조성된 대지가 34평 정도 있어야 하며, 개발이 안된 지역에서 새로이 택지를 조성해 건설하는 경우에는 평균 100평 정도를 택지지구로 지정해야 한다. 이는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을 확보하는데 30∼35평이 들어가고 소형과 중대형 주택이 어우러진 단지를 만들기 위해 단독주택과 분양주택 등을 짓는데 40평 정도가 할애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임대주택 1만호를 새로운 공공택지에 건설하기 위해서는 100만평 정도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해야 한다.
대규모로 택지를 지정하는 데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소형 주택의 밀집으로 인한 슬럼화를 우려해 국민임대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경우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현재 그린벨트 내에서 국민임대주택건설을 추진중인 곳은 모두 16곳으로 이중 부산 내리지구를 제외한 15곳이 개발계획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중이다.
정부는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되는 주택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소도시 수해상습지 주민들을 위해서도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려움은 개발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정부에서 계획을 세웠다고 일사천리로 개발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환경, 교통, 재해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광역교통계획과 도시계획을 수립하다 보면 사업기간은 자꾸만 늘어나 개발예정지구지정부터 사업계획승인까지 3년 가까이 걸리게 된다.
다행히 국회에 상정돼 있는 국민임대주택건설특별법이 통과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사업기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규모 택지확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개발지역이나 뉴타운개발지역 등에서 국민임대주택의 건설을 추진해 나가면서 기존 주택을 매입해 국민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임대주택 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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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2002년 말로 100%를 넘어섰다. 그러나 저소득층 무주택서민들의 주거불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 주된 수단의 하나가 공공임대주택 즉 국민임대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토록 하되 경쟁이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사회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해 제공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도 국민임대주택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주택부문에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길이기도 하다.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이 충분히 확보될 때 우리나라도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