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세 마녀 품으로"

[내일의 전략]"세 마녀 품으로"

문병선 기자
2003.12.05 17:00

[내일의 전략]"세 마녀 품으로"

802로 시작한 증시는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물에 눌려 790까지 떨어진 뒤 793선에서 시간을 잊은 듯, 지루한 옆걸음 장세를 보이다 마감 동시호가에서 낙폭을 더 늘렸다. 5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89.41(-15.72p, 1.94%), 47.08(-0.29p, 0.60%)로 거래를 마쳤다.

꼬리를 치던 강아지도, 흔들리는 제 꼬리에 놀라 기겁을 하게 된다는 트리플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11일) 영향 때문이다. 장 중 선물시장에서는 20일선이 먼저 붕괴돼 '급락' 신호를 보냈다. "많이 빠졌다"며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이 마감 때 적지않은 손실을 냈다면 '세 마녀'의 힘을 간과한 탓이다.

증시는 본격 세 마녀 영향권에 들어섰다. 랠리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시황 전문가도 "1조7000여억원의 매수차익잔고는 부담"이라고 조언한다. 나스닥 지수가 2000선을 못넘고 종합지수가 전고점 앞에서 주춤하고 있어, 세마녀를 흘깃하는 시선은 어느 때보다 날이 서 간다.

현금비중 늘려야 하나

앞선 트리플위칭데이처럼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시켜 가뿐히 넘어갈 가능성은 없을까. 6월 트리플위칭 주간에는 640.58(6월9일, 월요일)로 시작한 종합지주가 657.95(6월12일, 목요일)로 17.37포인트 상승했다. 9월 트리플위칭 주간에도 759.49(9월8일, 월요일)로 개장한 종합지수는 767.46(9월9일, 화요일)으로 7.97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9월 10~12일이 추석 연휴로, 9월 트리플위칭데이는 이틀이 앞당겨졌었다.

이러한 가능성은 약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 베이시스는 백워데이션으로 위축됐다. 백워데이션이란 주로 약세장이나 조정기 때 나타나는 것으로, 선물지수가 현물지수보다 먼저 떨어지는 현상이다. 앞선 트리플위칭데이에서는 백워데이션이 나타나지 않았었다.

양은정 동원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거래잔고 1조7000여억원 가운데 약 7000억원 어치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이 달라 이번에는 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외국인은 선물 누적 순매수가 2만계약을 넘어서면 대부분 청산하곤 했는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5820계약 순매도했고 이 때문에 장중 수차례에 걸쳐 백워데이션이 나타나며 프로그램 매물을 유인하더니 종가 베이시스는 백워데이션(-0.12p)으로 마감했다.

임동석 동부증권 연구원은 "만기일까지 거래일이 4영업일 남은 시점에서 프로그램 청산 물량에 대한 부담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반등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등시 저항라인을 고려한 매도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한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급이나 모멘텀 측면에서 전고점 돌파와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미국 시장 동향에 따라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위험 관리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주식보다는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음주 중후반 매수 노려야

현금비중을 아직 늘리지 못한 투자자는 다음주 기술주 반등이 나올 때를 이용해 볼 수 있다. 또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주식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날)는 다음주 목요일(11일)이므로 주초반 상당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청산된 이후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프로그램의 직접 영향권에 들지 않는 중소형주나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중반까지 해외 쪽으로부터 긍정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 증시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목요일 및 금요일 집중돼 있고 주초인 화요일에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역시 최근의 경제지표 호전을 감안할 때 금융정책 기조의 변화가 언급될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리플위칭데이 이전까지는 방어적 대응이 필요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통주, 자동차주

한국전력의 경우에서처럼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투자자들에게 반드시 '정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확률상 이번 상승 랠리에서는 외국인 매매를 따라하는 경우 수익률이 나았다.

외국인은 급락장에서도 SK텔레콤(304억), 현대차(116억), POSCO(114억), 기아차(83억), LG전자(50억), 쌍용차(49억), 현대백화점(49억) 등을 순매수했다. SK텔레콤은 10거래일 연속, 현대차는 2거래일 연속, 기아차는 4거래일 연속, 쌍용차는 5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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