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마녀 빗자루를 탄 산타"
첫 눈의 흔적이 말끔히 사라진 9일 서울 증시는 세마녀가 준동한다는 트리플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 11일)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종합주가지수는 2.55포인트(0.32%) 상승한 787.35를 기록했으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 피로감을 노출했다.
시초가 790으로 갭상승 출발한 뒤 793까지 올랐으나 에너지 부족을 드러내며 '전강후약' 장세로 오름폭을 줄였다. 오후 들어서는 784~787의 지루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녀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던 코스닥지수도 0.02포인트(0.03%) 내린 46.88로 고개를 숙였다.
한 시황 전문가는 "마녀 빗자루에 산타가 올라 탄 형국"이라고 말한다. 외국인은 순매도(-908억원)로 전환, 마녀의 편에 일단 가담한다. 그렇지만 기조적으로 패턴이 바뀐 것인지 아직 불확실하다. 공은 올해 위기 때마다 세계 증시를 구원해주던FOMC로 넘겨졌다.
산타랠리 기대감
시황 전문가들이 돋보기를 들이대고 연말·연초 장세를 탐구하고 있다. 고객예탁금(10조1823억원)이 나흘째 증가, 개인은 산타랠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에도 개인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22일 선보인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에 들어온 자금은 현재 8000억원대에 이른다.
음두인 대우증권 압구정 지점장은 "예전에 비해서 개인들의 주식 시각이 변화했다"며 "내년초까지 10%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며 추천하는 종목에 고객들이 흔쾌이 받아들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랩 어카운트 상품도 그동안 간접투자하던 투자자들사이에서 호응이 괜찮은 편"이라며 "700선 위에 오른 뒤 주식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인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영건 현대증권 강남 지점장은 "큰 자금은 아직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나 ELS나 ELF 등 일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으로는 시장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개인들이 조정을 이용해 매수세를 보이고 있어, 아직까지 매수차익거래잔고 수준이 부담이 되고 있지만 조정시 매수 관점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예탁금이 다시 10조원을 넘어서고 있어 개인들이 앞으로 시장에서 완충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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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최근 커지고 있는 연말·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와 다소 어긋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최근 6~9개월여간에 처음으로 목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기술적 분석상 미 증시 랠리의 동력은 반감 중이다. 첫째 다우(Dow) 이론상 상승장의 시작 또는 지속은 다우지수와 운송지수가 모두 직전의 제2고점을 돌파해야 한다. 지난 6월3일 두 지수는 직전 고점을 돌파, '매수' 신호를 냈다. 그러나 12월4일 다우지수는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를 경신한 반면 운송지수는 실패했다.
둘째, 거래량 지표인 '수요지수(Demand Index)'가 올해 중반을 넘어선 후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추세적 거래량이 감소했으나 상승거래량이 하락거래량을 압도하며 중시 상승 추세 흐름을 이어갔었다. 이와 함께 거래량 지표인 OBV가 3월 이후 처음 약화되고 있다. 유 연구원은 "하락거래량의 압력이 상승거래량의 압력을 능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강세론을 펼쳤던 교보증권도 최근엔 신중하다. 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연동된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 움직임이 아직은 추가하락 위험을 고려하게 한다"며 "물론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주목되는 변수이지만 금리동결과 경기회복에 대한 우호적 발언이 나오더라도 지난 몇 달간의 회의와 크게 다르지 않고 내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시장 모멘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량·거래대금 감소
한편 미 FOMC, 트리플위칭데이 등을 앞두고 시장은 뚜렷한 관망세를 보이며 방향성 탐색 국면이다. 일단 트리플위칭데이인 목요일(11일)을 넘기고 보자는 심리 때문이다. 거래소 시장의 경우 거래량은 3억9809만주, 거래대금은 1조6963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거래량은 4억6672만주로 거래소 시장을 이틀째 앞섰다. 거래대금은 8628억원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종이·운수창고
종이 업종과 운수창고 업종은 각각 2.32%, 2.91% 상승했다. 대우증권은 이날한솔제지를 단기 투자유망 종목에 신규 편입하며 국제펄프가격 상승이 세계 제지업 경기회복의 신호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운수창고 업종 가운데대한항공이 4.66% 올랐다.아시아나항공은 1.56% 상승했다.나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소비 심리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두 항공회사 주식을 이틀째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