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미국에서 눈 돌려 중국 보라
미국 다우지수가 1만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도 800선은 가볍게 돌파했다. 그러나 상승 모멘텀이 810을 넘을 만큼 강하지는 않다. 미국 증시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기관과 프로그램 매수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모습.
이제 납회일(30일)까지는 오늘을 포함해 12일이 남았다. 내년 전략을 세울 때다. 내년과 관련해 국내 증시는 이제 '탈(脫)미국'하고 중국과의 동조화를 공고하게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국발 모멘텀의 약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코드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스티브 갈브레이스 모간스탠리 투자전략가는 내년 투자 전략을 통해 S&P500 지수의 내년 적정 수준을 1100~1125로 잡으면서 미국 보다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라고 밝혔다. S&P500 지수가 내년에 최대한 올라봤자 11일 종가 기준으로 5%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미국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으니 해외 시장에 관심을 두라는 권고에 다름 아니다.
▲미국 PC 판매 정점이 멀지 않았다
미국 모멘텀 약화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에서의 컴퓨터(PC) 판매 고점이 내년일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기업 투자의 70%가 정보기술(IT)이고 IT 중 절반 이상은 PC에 투입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팔리는 PC의 70%는 기업 수요다. 말하자면 PC는 미국의 핵심 자본재인 셈.
이 PC 판매의 고점이 미국의 경우 내년에 도달하고 이후에 꺾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문제는 PC를 대체할만한 핵심 자본재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새로운 기술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관련 상품들은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자본재가 아니라 소비재에 가깝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시장의 컨센서스는 PC 판매가 내년 3분기와 4분기를 정점으로 해서 내려간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3분기에 IT 투자가 2000년 고점을 넘어섰다는 점과 통상 상반기는 PC 판매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PC 판매가 고점을 지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PC 판매 증가세가 꺾일 경우 미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만한 주도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미 소비는 경제 성장에 기여할만큼 했고 정부 정책상으로도 저금리와 감세를 통해 할만큼 했다.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공장 건설 등 구경제 관련 투자는 중국에 빼앗기고 있고 IT 투자는 PC를 대체할만한 핵심 자본재 부재로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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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이 내년 하반기 이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며 "과거 6번의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42개월 이상의 호황이 지속된 적은 2번 있었는데 현재는 2번의 경우와 같은 강력한 사이클은 아니라는 의견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반도체 호황 사이클은 2005년까지 지속되면 42개월이 된다.
▲중국으로 눈을 돌려라
그렇다고 내년 국내 증시를 비관할 필요는 없다. 한국 등 아시아에는 중국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실장은 "올해 미국과 유럽의 주요 펀드들이 해외 주식을 많이 샀는데 사실 대부분이 아시아로 들어오고 남미 등에는 별로 들어가지 않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상은 아시아를 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또 "외국인들의 중국 투자는 튤립 매니아와 같은 투기에 가까울 정도"라며 "중국 매니아 투자가 지금 막 시작된거냐 아니면 끝물이냐에 대한 논란은 많지만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S&P500 지수에 대한 내년 전망치가 1000을 갓 넘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반면 홍콩에서 거래되는 중국 주식인 H주식은 현재 4000 수준에서 내년에는 6000으로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국내 증시가 미국과의 동조화에서 벗어나 중국에 주파수를 맞춰야 추가 상승 여력이 그만큼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실장은 다만 "중국이 현재는 벌크를 운반하는 용선 가격이 폭등하는 등 과열 기미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중국 경기가 다소간 꺾일 수 있으며 이 경우 국내 주가도 7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로의 외국인 매수세의 핵심은 차이나 스토리 때문이며 중국이 경제 성장을 계속하는한 한국을 중심으로한 외국인의 아시아 주식 매수는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 오히려 미국에서 아시아로의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