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큼 다가온 스마트카드 시대
영국 왼쪽에 있는 섬나라 아일랜드의 서쪽 끝자락 클레어 카운티(Clare County)에 위치한 에니스(Ennis)라는 소도시가 있다.
중세의 문명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인구 1만 8천명의 이 작은 소도시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정보화 도시(IAT : Information age Town)’로 거듭나면서부터다.
아일랜드의 국영 통신업체인 에르콤(Eircom)사가 주최한 정보화 도시 경연대회에서 에니스시가 우승을 하면서 급속한 정보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 도시는 집집마다 컴퓨터와 인터넷망이 깔리고, 도시 전체의 반 이상이 IT 업체로 탈바꿈했다. 당연히 여기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자부심은 세계의 그 어느 도시 못지 않을 정도다.
도시 전체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주민들의 생활은 급격하게 변화하였고 비즈니스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환자들로부터 쏟아지는 이메일(e-mail)을 처리하기에 바쁘고 동네의 조그만 단체들도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정보를 교환한다. 일반 직종에 종사하던 사람들도 인터넷 비즈니스를 꿈꾸며 전문가 교육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뉴스나 지역사회의 조그만 뉴스거리도 에니스市의 인터넷 홈페이지(www.ennis.ie)를 통하여 전달되고 시의 재정결산 보고서 등 도시행정 관련 문서의 대부분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개될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에니스의 모델이 비단 남의 일이 아니다. 한 장의 스마트카드로 모든 결제가 가능한 디지털 도시가 우리 실생활에서 하나씩 구현되고 있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갑속에 신용카드, 교통카드 각종 신분증까지 모두 넣고 다닐 필요 없이 단 하나의 카드로 이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카드를 휴대폰 안에 넣어 뱅킹, 지불결제 서비스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바야흐로 ‘스마트카드 시대’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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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스마트카드의 국내 도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분야는 ‘교통카드’ 시장이었다. 현재 전국 지자체를 중심으로 스마트카드가 선-후불 교통카드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콤비카드(Combi Card)’ 타입으로 보급된 스마트카드는 국내 스마트카드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줬다.
내년이면 서울시내의 모든 대중교통요금을 하나의 카드로 지불할 수 있고, 고속도로에서도 통행요금을 스마트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우리 생활 속에서 전자화폐(e-cash)를 탑재한 교통카드가 스마트카드를 지불결제 수단으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계기를 형성했다.
이제는 스마트카드는 교통카드 분야에서 탈피해서 활용분야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근 2가지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금융 IC카드와 모바일 스마트카드 사업이 그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전자금융 및 IT부문 안정성 확보 대책’으로 현금카드는 2005년말까지, 신용카드(현금카드 겸용 포함)는 2008년말까지 기존의 MS(Magnetic stripe)카드에서 보안성이 뛰어난 IC카드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미 유럽 등지에서는 신용카드와 현금카드의 복제와 위변조로 인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IC카드를 도입해서 사용중이며, 이를 계기로 불법사용도 상당부분 막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도는 최근 국내에서 카드 복제 및 개인정보 유출을 통한 금융사고의 발생 빈도가 많음을 볼 때 비록 카드교체와 CD/ATM 교체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교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불결제 및 온라인 뱅킹 시장에서 IC칩을 탑재한 휴대폰이 뉴미디어(New Media)로 각광을 받고 있다. 휴대폰에 내장된 신용카드나 전자화폐 칩을 이용하여 온-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와 은행의 결합을 통해 일명 ‘모바일 뱅킹(Mobile Banking)’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금융과 모바일의 결합으로 통칭되는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에서의 발전은 유비쿼터스 (Ubiquitous) 구축의 일환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될 전망이다.
모바일 지급결제는 상품을 구매하고 대금을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지급하는 결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가입자 정보를 담은 ‘가입자 인증모듈(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을 휴대폰에 플러그인(Plug-in) 할 수 있는 단말기를 이용하여 신용카드-전자화폐 결제 및 충전,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지불방법(IrFM 및 RF)을 이용하여 결제, 멤버십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과 모바일의 결합은 한국에서 기존에 구축된 IT 기술의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휴대폰 관련 기술과 인프라 망에서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스마트카드 관련 기술에서도 세계적 기술수준을 확보한 우리나라에서 금융과 이동통신 업계의 결합은 금융기관에 입장에서 사업 다각화와 대면창구의 감소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이동통신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음성전화 수익(ARPU)감소를 대체할 새로운 수익창출 기회와 양질의 고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새로운 신세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