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청개구리 외국인

[오늘의 포인트]청개구리 외국인

권성희 기자
2003.12.17 11:44

[오늘의 포인트]청개구리 외국인

외인은 최근 한국 증시에서 청개구리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에는 전날 미국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시장에서 순매도다. 반면 전날에는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다. 물론 전날과 같이 오전 순매도에서 오후로 갈수록 순매수 전환할 수도 있지만 가늠하기 힘든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날은 외인 매도가 다소 늘어나는 양상, 오전 11시40분 현재 716억원 순매도. 선물도 순매도 전환해서 프로그램도 1000억원 이상 매도 우위다. 이에따라 종합주가지수의 낙폭이 6포인트 가량으로 확대되며 805를 밑돌고 있다.

통상적으로 12월 중순 이후에는 외국인들이 휴가를 떠나 매매가 뜸해진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꾸준하고도 지속적인 순매수로 시장의 820 돌파까지도 시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주 12월 동시 만기일 이전부터 전날까지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이용한 주식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다."(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연구원)

전날만 하더라도 모간스탠리증권 창구를 통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비차익 매수가 유입됐다. 지 연구원은 이러한 비차익 매수가 장기 펀드의 신규 주식 매수, 12월물의 현물 스위칭 등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비차익 매수세와 선물 매수 포지션 유지 등이 내년 글로벌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반영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1월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 휴가를 다녀온 뒤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보다는 휴가 전에 매수하고 싶은 종목을 매수해 놓고 가자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종목 플레이가 유효한 장세

그러나 외국인 매수 규모의 약화와 국내 유동성의 증시 유입 지연, 미국 나스닥지수의 횡보(다우지수 1만선 돌파와 뚜렷이 차별화되는 모습) 등으로 국내 증시는 820을 한 번 돌파한 뒤 뒷심이 부족한 모습이다. 아울러 이날의 외인 순매도가 전형적인 연말 외인 매매 공백의 시작인지도 주목해야할 사항이다. 이 경우 지수의 상승 탄력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증시 특징 중 하나는 미국 기술주 부진에 따른 국내 정보기술(IT)주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업종 대표주, 옐로칩, 내수주로의 순환매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황 전문가들은 종목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종목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다시 한번 랠리 시동을 걸기 전까지는 종목별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 회복에 따른 내수 업종과 수출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화학 에너지 기계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고 권고했다.

허재환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출 관련 소재주(화학 철강 제지 등)와 내수주 중의 하나인 음식료주에 주목하라고 밝혔다. 박문서 서울증권 연구원 역시 화학주와 유통, 음식료 등의 내수 관련주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며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이 가운데 장기 소외 이후 바닥 탈피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종목군(동양증권 허 연구원)과 중소형 테마주, 고배당 관련주, 실적 모멘텀이 있는 업종 대표주(조용찬 대신증권 연구원), 이동평균선(5일선, 20일선, 60일선)이 정배열 상태로 접어들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다이하드 종목(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 등에 대한 추천이 나왔다.

◆내수 회복 기대 너무 높다

현재의 횡보가 숨고르기일 뿐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인 반면 상승 리스크가 크다는 낙관론이 대부분인 가운데 또 다른 신중론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이정자 HSBC증권 지점장 겸 전략가. 이 지점장은 올 추석 이전에 내수 부진을 이유로 주가가 700~800 사이를 등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뒤 지금껏 추가 전략 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이 지점장은 "그 때 관점에서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당분간도 그 전망을 바꿀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여전히 종합주가지수는 700에서 800 사이의 밴드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며 현재 지수가 800을 소폭 웃돌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일종의 오버슈팅) 상승 여력은 거의 없는 반면 하락 리스크는 훨씬 크다는 의견이다.

이 지점장은 이승훈 JP모간 상무(리서치 헤드)의 입장과 비슷하다. 내수 부진에 대해 회복 기대감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내년초에는 내수 경기가 지금보다는 좋아지겠지만 그럼에도 매우 더딜 것이고 결국엔 투자자들의 실망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의 내수주 급등과 52주 신고가 경신이 모두 내수 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

이 지점장은 "98년 99년 IMF 위기를 거치며 국내 시장과 산업이 대폭 개방됐기 때문에 내수업종조차도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하게 됐다"며 "최근 우량기업들의 실적 증가세에 비해 고용 확대가 미미한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기 사이클은 과거의 경기 사이클과 다르다는 것. 내수 침체에서의 큰 폭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확대 등으로 수급이 타이트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체감 경기가 나아지기 까지는 아무로 수급이 타이트해도 증시에 대해 그리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급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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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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