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어찌 안될일만 하시나요?
국회 재적의원 272명 중 과반수가 넘는 147명이 소속된 원내 제 1당. 참여정부의 지지도가 급전직하할 때 대안으로 떠올랐던 거대야당. 이번 4.15 총선에서 보란듯이 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심판하고 국민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줄 것 같던 당.
이런 한나라당의 최근 행보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은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9일 국가적 현안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안은 처리하지도 않은 채 뜬금없이 서청원의원 석방안만 가결시킨 국회의 후안무치한 국정운영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FTA비준안과 이라크 파병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이 한나라당만의 책임이겠냐마는, 가장 큰 책임은 원내 제 1당인 한나라당에 있다.
정치는`국민이 원하는 정치-경제-사회적 욕구, 즉 여러 가치(values)의 적절한 분배(distribution)`에 있다. 또 정당활동의 목적은 `정권창출 또는 획득`에 있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9일의 엉터리 국회운영은 한나라당의 정당활동 목적을 무색케 하기에 충분했다.
만약 한나라당이 주축이 되어 FTA 비준안과 파병안을 통과시키고 서 의원 석방안을 부결시켰다면 여론이 어떠했을 것 같은가. 아니, 서 의원 석방안만 들고 나오지 않았어도 FTA 비준안은 여야 할 것 없이 농촌지역의원들이, 파병안은 오히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지 않았겠는가. 그랬으면 한나라당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진정한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 아닌가.
더욱 한심한 것은 집권 여당을 몇 십년씩 해놓고, 내로라하는 사계(斯界)의 권위자들이 다 모인 한나라당에 전략가가 그렇게 없나 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김성호의원은 공천경선에 탈락하고도 오히려 인기 급상승이다. 자기를 희생하고 대의를 존중했을 때 유권자는, 국민은 환호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기자는 경제기자 출신이라 정치권과 별로 인연이 없다. 그러다보니 어느 정당과도 개인적 친소관계는 없다. 다만 `권력`은 무소불위여서는 안되고 어느 정도 견제세력이 있어야 균형을 잡아간다고 보기에 야당의 역할에 기대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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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아무 생각도, 전략도 없이, 항상 소탐대실하는 한나라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기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임이 한나라당 사이트에 올라 온 수백여건의 글들이 증명한다.
PK 지역은 물론, 소위 터밭인 TK지역사람들이 지역까지 밝히며 올린 내용은 `이번 서 의원 석방으로 100석은 날아갔다`, `천명을 다한 한나라당`,`정신차린다 해도 이미 늦은 후회일 뿐이다`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민심에 등을 돌리고 제 식구나 감싸고 있는 한나라당은 더 이상 정치할 자격이 없다. 당명을 바꾸든지 147명 모두 불출마를 선언하고 평당원으로 백의종군 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하든지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나라당에 제갈공명같은 전략가가 등장하기 바란다. 그래야 이번 총선이 게임다운 게임이 되고 국민들도 총선에 관심을 가질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