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금리 인상 임박했나" 급락

[뉴욕마감] "금리 인상 임박했나" 급락

정희경 특파원
2004.04.21 05:41

[뉴욕마감] "금리 인상 임박했나" 급락

[상보] "금리 인상의 예고인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 크게 흔들렸다.

증시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 등 견고한 어닝에 힘입어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보합권에서 그린스펀 의장의 입을 주시하던 투자자들은 마감 1시간을 남기고 나온 그의 발언에 대거 매도에 나섰다.

그린스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우선 은행들이 고금리 환경에도 잘 대응할 수 있어 금리가 오르더라도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뒤 이어 디플레이션 위협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며, 경제가 분명한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확실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고, 주요 지수들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21일 오전 10시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서 경기 전망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그의 통화정책 방향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23.35포인트(1.18%) 급락한 1만314.50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80포인트(2.07%) 하락한 1978.63을 기록, 다시 2000선을 하회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7.73포인트(1.56%) 떨어진 1118.09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5억800만주, 나스닥 19억1800만주 등이었다. 두 시장에서 하락 종목 비중은 각각 79%, 81%였다.

업종별로는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네트워킹 등 기술주들의 낙폭이 컸고, 금과 은행 등도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3.5%씩 하락했다. 금도 5%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은행지수는 1.3% 떨어졌다.

그린스펀 충격과 별도로 기업들의 실적 흐름을 계속 긍정적이었다. 모토로라는 장 마감후 1분기 순익이 6억900만 달러, 주당 25센트로 전년 동기의 1억6900만 달러, 주당 7센트 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86억 달러로 42% 급증했다. 매출은 전문가들의 예상치 보다 20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며, 특별 비용을 제외한 순익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를 크게 웃돌았다. 모토로라는 장중 2.8% 하락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2.3% 내렸다.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은 2분기 및 연간 순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3.5% 상승했다. GM은 그러나 1분기 순익이 주당 2.27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웰스파고와 뱅크원의 실적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웰스파고는 1분기 순이익이 15% 늘어난 18억 달러, 주당 1.03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 달러, 88센트 보다 증가한 것이다. 웰스파고는 그러나 0.9% 내렸다.

뱅크원도 1분기 주당 순이익이 1.09달러(12억 달러)로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은 주당71센트였다. 뱅크원은 2.9% 하락했다.

텔레콤 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는 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10% 급락했다. 루슨트의 매출은 21억 9000만달러로 예상치 21억6000만 달러를 소폭 넘어섰지만 이는 전분기 대비 9% 감소한 데다, 올해 매출이 한 자리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제약업체인 화이저는 1분기 순익이 주당 52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124억9000만 달러였다. 순익은 예상치를 웃돈 반면 매출은 그렇지 못했다. 화이저는 2.3% 하락했다.

이밖에 맥도널드는 CEO가 교체된 가운데 한동안 상승세를 보이다 막판 부진해 0.7% 떨어졌다. 맥도날드는 전일 경영 쇄신을 진두 지휘해온 짐 칸탈루포(60)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으로 2.3% 떨어졌다. 새 CEO에는 맥도널드 아르바이트생 출신의 찰리 벨(43세)이 선임됐다.

한편 채권은 하락했고, 달러화는 그린스펀 발언후 급등했다. 금값은 내렸다. 금 선물 6월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2.90달러(0.72%) 떨어진 398.3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5, 6월 인도분이 엇갈렸다. 서부텍사스산 5월 인도분은 배럴당 18센트 오른 37.60달러를 기록한 반면 6월 인도분은 25센트 내린 36.50달러에 거래됐다.

그린스펀 의장 발언 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30.00포인트(0.80%) 상승한 3773.43을, 독일 DAX지수는 36.06포인트(0.90%) 오른 4061.13을 각각 기록했다. 영국 FTSE지수도 22.80포인트(0.50%) 상승한 4569.00으로 2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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