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메시지는 2002년 4월과 같다

[오늘의 포인트]메시지는 2002년 4월과 같다

권성희 기자
2004.05.13 11:54

[오늘의 포인트]메시지는 2002년 4월과 같다

옵션말기일(13일) 주가는 반등 하루만에 떨어지고 있다. 전날 상승 폭의 절반 가량되는 하락이나 약세장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다.

매수차익잔고가 7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지만 옵션만기일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960억원 출회되며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날과 달리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주지 않아 증시는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8억원 수준으로 미미하며 특히 매도금액과 매수금액이 2042억원과 1974억원대로 일평균에 비해 크게 저조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 전날 순매수 역시 중립적 관망세 속에서 매도가 줄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된다.

최근 주가 흐름을 2002년 4월과 비교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나 지금이나 주가가 오르다가 4월에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관심은 지금의 약세가 2002년 4월 상투처럼 추세적 상투로 오래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당시와 현재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940 부근에서 꺾였다. 2)중기 추세가 바뀌었다. 반면 다른 점은 1)당시에는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가 좋았지만 지금은 수출이 호조세고 내수는 나쁘다. 2)당시에는 6개월간 상승한 뒤 1년간 하락세가 이어졌다. 최근 추세에서는 13개월간 상승했다. 하락세가 어느 정도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올 4분기 무렵까지 6개월 가량만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2년 4월과 현재를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1)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시는 6%대였고 현재는 5%대로 예상된다. 2)당시는 소비가 좋았고(민간소비 7.6% 성장) 현재는 나쁘다(0.4% 감소). 3)당시는 수출이 안 좋았고(1억달러 무역적자) 현재는 수출이 좋다(무역흑자 90억달러 넘을 것으로 예상).

4)당시는 미국 금리가 내려가던 시기였고 현재는 올라가려는 시점이다. 5)당시는 달러화가 기조적 약세를 시작한 것으로 전망됐고 현재는 달러화가 기조적 약세 가운데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 회복이 외국인 매수 전환의 관건

강 연구위원은 "거시지표상 당시와 현재 모습이 많이 다른 것 같지만 주가가 보내는 시그널은 같다"며 "내수나 수출 중 한가지 축만으로는 주가 상승세가 오래 갈 수 없다는 것과 외국인이 매도를 시작했다는 수급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2002년에도 4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서 9월까지 순매도를 이어갔다. 1992년 증시 개방 이후 2002년은 외국인이 처음으로 순매도를 기록한 해였다.

강 연구위원은 "현재 문제는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내수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인도 내수가 살아나면 다시 매수하겠지만 올해안에 내수가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올 4분기 상승 추세 복귀를 예상하는 대신증권 전망과 달리 강 연구위원은 올해안에 주가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내수가 살아나면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장영우 UBS증권 전무(리서치 헤드)도 "내수가 좋아지면 외국인은 다시 매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투자자문사 임원도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긴축, 유가 등 악재가 한꺼번에 노출돼 추가 하락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보지만 가계 부실이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는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계 부문, 내수 부문에서 추가 악화가 없어야 올해말에 장이 좋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외국인 공격적 매도 공세 또 한차례 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증시는 2002년 4월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주가 하락은 미국이나 중국, 유가 등 외부 변수 때문이지만 국내 경제 정책이 분배 위주로 돌아서는 등 정책 불확실성이 깊어지면 외국인들은 또한차례 급매물을 내놓으며 주가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800 이하에서는 손해를 보고 팔게돼 외국인이 섣불리 매도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전문가는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선진국이 아니라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과 비슷한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며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손해를 봐도 빨리 털고 나가려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밸류에이션이 싸고 어쩌고는 감안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현재 지수대인 800초반은 외국인도 국내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가 힘든 모호한 수준"이라며 "700초반까지 빠져야 가격이 싸다는 생각에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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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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