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TF, 판매가격보다 15% 싸게 버젓이 판매
이동통신 3사가 시장안정화를 위해 '클린마케팅'을 하자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통사 대리점 및 판매점에서는 여전히 출고가 이하로 단말기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클린마케팅 선언을 무색케하고 있다.
최근 용산 등 이통사 대리점이 운집한 상가를 돌아본 결과, 이통사들의 실천하고 있다는 클린마케팅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대리점들은 여전히 부당할인 등의 유인책으로 가입자를 현혹하고 있었다.
단적인 예로 시중판매가격이 70만원에 이르는 삼성 애니콜 'SPH-v4200'기종의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2일 서울시내KTF의 한 대리점에서는 소비자가 이 기종의 가격을 묻자 대리점 직원은 61만원선의 가격을 제시했다. 소비자가 다른 곳에서 더 싸게 팔고 있다고 하자, 대리점 직원은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소비자에게만 계산기를 보여줬다. 이후 대리점을 나오는 소비자에게 대리점에서 마지막에 제시한 가격을 물었더니 57만원선이라고 답했다.
용산 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의 판매점의 단말기 할인폭은 이보다 더하다. KTF용 v4200의 가격을 물었더니, 대부분 판매점은 처음에 60만원을 제시하다가 흥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점차 가격을 낮게 제시했다. 한 KTF 대리점은 심지어 이 기종을 55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SPH-v4200의 경우는 소비자판매가격이 거의 70만원에 가깝고, 제품의 출고가는 64만원선이다. 이통3사는 단말기를 출고가 이하로 판매하지 말자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고가보다 평균 10만원에서 15만원이상 싸게 팔고 있었던 것이다.
최신기종인 삼성 MP3폰 'SPH-s1000'도 소비자가격보다 10만원정도 낮게 팔고 있는 광경도 목격됐다. 이 기종은 소비자판매가격이 60만원 가까이 되고, 출고가는 57만원인 제품이지만 실제 판매되는 가격은 49만원 이하였다.
이에 대해 한 판매점 책임자는 "단지 자체적으로 할인하는 것"이라면서 "보조금 지급은 아니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기자가 할인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냐고 묻자 대답을 회피했다.
또다른 대리점에서는 "많은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를 활용해 가입자 유치를 하고 있다"며 "대리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를 사실상 보조금으로 사용한다"고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인정했다. 이 대리점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최근 보조금 지급을 자제하라고는 하지만 강하게 규제하고 있지는 않고, 또 가입자 유치에도 신경을 써달라고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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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어떤 대리점들은 신규가입자 할당을 채우기 위해 가입자에게 단말기 가격을 장기할부로 납입토록 하는 대신, 그 자리에서 20만~30만원씩 현금으로 단말기 가격을 보상하는 경우도 있었다. 눈속임을 하면서라도 보조금을 지급하려는 이유는 신규가입자 유치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정부 단속반의 감시눈길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단말기 보조금이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통 가입자가 3500만명이 넘어서면서 신규가입자를 유치하기가 매우 힘겹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말기 최신기종의 가격이 워낙 고가여서 가입자들이 가입하려도 방문했다가 돌아가는게 다반사다. 이에 대리점들은 본사의 묵시적인 지원아래 단말기 보조금의 지급방식을 편법으로 동원하는 등의 백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통3사 대리점 가운데 KTF 대리점들이 유독 할인폭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이통 3사간 '클린마케팅'을 합의한 이후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수준을 낮췄지만 KTF는 아직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KTF측도 이같은 내용을 전면 부인하지 않았다. KTF 관계자는 "이통사간 합의는 이뤄졌지만 아직 선언하지 않았다"며 "선언이 이뤄지면 바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통 3사는 지난달 18일 클린마케팅에 합의하며 ▲법인특판과 방문판매 및 가두판매 중단 ▲10만원 이하의 번호이동 리베이트 지급 금지 ▲출고가 이하의 단말기 판매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에서 이통3사의 클린마케팅 선언식을 이달 7일 통신위원회 심의 이후로 연기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밝혀져, 정통부의 통신정책 방향에 강한 의문이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