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외국인에 맞서지 마라'

[내일의 전략]'외국인에 맞서지 마라'

홍찬선 기자
2004.12.03 16:40

[내일의 전략]'외국인에 맞서지 마라'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들은 ‘외국인이 무섭다.’는 것을 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것 같은데도 외국인이 줄기차게 사면 결국 시장은 항복하고 주가상승을 틈타 주식을 판 개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오를 것 같을 때는 외국인이 팔아 주가가 떨어짐으로써 절대적 빈곤에 치를 떠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국인에 대들어서 좋은 꼴 보지 못한다.’는 게 ‘외제(外制)증시’로 변한 한국 증시의 비극이다.

3일도 ‘외국인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개인과 연기금 및 기계(프로그램 매매)가 열심히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 매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최근 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팔아도 증시는 된다.’는 ‘독립선언’이 일부에서 나왔지만 아직은 변방의 작은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보여주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5포인트(0.18%) 떨어진 882.55에 마감됐다. 장중에 893.42까지 상승했지만 890선을 지키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62포인트(0,16%) 하락한 378.72에 거래를 마쳤다.

‘금요일 효과’에 무너진 890선의 ‘삼세번 도전’

3주일 째 금요일에 지수가 움츠러드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금요일 오전에는 잘 오르던 주가가 오후부터는 맥이 풀리면서 하락세로 돌아선다.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주말에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일단 주식을 팔고 맘 편하게 주말을 보내자는 ‘현찰심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종합주가지수 890선 돌파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지난 10월6일 장중에 896.24까지 올랐다가 887.45에 마감된 뒤 5번이나 890 회복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 나라 말에는 ‘삼세번’이라는 단어가 있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적어도 세 번 정도 밀고 당기기를 한 뒤 방향을 잡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6번이나 890선 돌파 시도가 무산되자 890선이 넘어서기 어려운 철벽으로 느껴지고 있다.

890선은 과연 함락할 수 없는 철옹성인가?

환율은 안정됐는데 외국인 매물은 늘어날 정도로 외국인 매도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이날 7197억원어치를 사고 8554억원어치를 팔아 135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매도 금액은 지난 6월10일(9338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외국인은 최근 10일 동안 계속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7700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또 이날 주가지수선물 풋옵션을 4만6817계약 순매수한 반면 콜옵션은 7912계약 순매도했다. 선물을 2077계약 순매수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순매도였다.

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외국인의 선물매수는 개인과 연계돼 있는 매매로 보여 큰 의미는 없는 반면 풋옵션을 사고 현물을 순매도한 것을 보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투자자문회사 사장도 “외국인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기업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원/달러환율이 이날 소폭 상승했고 엔/달러환율도 102엔 수준에서 안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환율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환차익을 기대하기보다 주가하락을 우려해 현수준에서 매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미국에서 헤지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해당 펀드매니저들은 돈 들어오는 것을 반기기보다 부담스러워한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한국관련 펀드에 돈은 들어오지만 한국 주식을 사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내년 2월까지 IT주 채워놓아야"

전약후강..호재가 반영되지 않는 장은 약하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01.82엔(0.3%) 올랐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25.32포인트(0.43%) 상승하는 등 홍콩과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증시는 강세였다. 인텔이 4/4분기 실적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IT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왕따’였다.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500원(0.58%) 하락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20만원을 넘어섰던포스코도 차익매물로 3500원(1.72%) 떨어진 19만9500원엠 마감돼 20만원을 밑돌았다. 환율하락으로 강세를 보였던SK텔레콤KTKTF등 통신주도 하락했다.

이날 새벽 뉴욕에서 WTI(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이 배럴당 2.24달러(4.9%) 떨어진 43.25달러에 마감됐다는 호재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WTI가격은 최근 3일 동안 13%나 폭락했다. 장중에 ‘다음주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성 루머가 나돌기도 했지만 증시 방향을 돌려놓지 못했다.장대음봉이 뜻하는 것

다음주 목요일은 주가지수선물과 옵션 및 개별주식옵션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위칭데이다. 최근에 증가한 프로그램 차익매수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경우 아주 고생하는 국면도 나올 수 있다. 연말 배당을 겨냥해 선취매했던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상승보다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불쌍한 샐러리맨에게 햇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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