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풀죽은 옵션시장,대박은 이럴때"
'사자'와 '팔자'가 팽팽하다. 지수, 종목의 낙폭이 확대될 기미만 보이면 저가매수세가 나오고 더 오를 조짐만 나타나면 차익매물이 쏟아진다. 28일 종합주가지수 고가는 925, 저가는 916이었다. 일교차가 10포인트도 채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에 대한 증자를 꺼린 외국인의 시장가 매도로 매수호가가 일시에 사라지는 수급 공백으로 오전 한때 48만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더이상 강도 높은 매물은 없었다. 종가는 3000원 하락한 48만9000원. 4만1000원이 깨진 LG필립스LCD도 낙폭을 다 만회하고 보합인 4만2500원으로 올라섰다.
이날 블루칩중 추가상승, 낙폭 확대 움직임을 보인 주식은 없었다. 모두 위, 아래에 꼬리를 단 일봉이었다. 5.6% 하락한 S-Oil가 장대음봉을 그렸고 삼성SDI는 반대로 장대양봉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수영향력이 작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현물시장이 갇혀버리자 코스피200 선물시장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였다. 17만계약을 갓 넘는데 그쳤다. 옵션투자자들에게 횡보는 지루함 그 자체다. 지루함은 변동성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시장이 활기를 잃는다.
삼성증권(전균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날 풋옵션 내재변동성은 17.5%로, 내재변동성 수치를 집계해온 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풋 내재변동성은 평소 25~30% 수준이었다. 콜옵션 내재변동성도 15%로 사실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풋옵션 변동성이 '죽어버린' 이유는 단순하다.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현물시장 수급이 너무 탄탄해 주초에는 미증시 급락, 주후반에는 원/달러 환율 급락이라는 큰 악재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어쩔수 없이 25일 1계약당 1만7000원(종가)이던 풋 112.5의 프리미엄은 이날 5000원으로 급락했다. 25일 이 종목의 장중 고가는 2만5000원이었다. 변동성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프리미엄도 헐값으로 추락했다.
콜옵션 변동성의 위축도 지난해 고점 940을 이번 만기일(7일) 안에 뚫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없음'의 표현이다. 환율도 무섭고 툭하면 터질 것 같은 프로그램매도도 거슬린다. 외국인도 이날 주식을 745억원어치 내다파는 등 상승쪽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모습이다.
2월물이 최근월물로 거래되는 날이 16일 밖에 되지 않는다. 설 연휴 때문에 목요일(10일)이 아닌 월요일(7일)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다음주면 이미 만기영향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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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격별 옵션 미결제약정을 고려할 때 양매도에 치중하는 증권사 등 기관은 콜은 125.0, 풋은 112.5의 행사에 기대를 걸지 말라고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월물 만기때 옵션 결제가격은 115.01로, 매수로 대응했던 개인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매수가 이길 확률은 극히 낮다.
그러나 한번 이기면 수익률은 엄청나다. '대박'이다. 설 연휴 직전에 벌어지는 옵션만기일, 개인투자자들이 두툼한 '설 보너스'를 챙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메이져인 증권사를 이겨야한다. 수급, 펀더멘털도 맞아 떨어져야한다. 분명한 것은 이번에도 확률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생각이 다른 투자전략가와 증권사 딜러 4명을 통해 기록적으로 낮은 옵션변동성이 2월물 만기 당일이나 그전에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는 지 점검해본다. 다만 주의할 것은 모두가 다 오른다고 볼 때 주가가 오른 경우는 드물었다는 점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차티스트)=5일, 20일, 60일 여러 이동평균선이 정배열돼 있다. 급락이 없다. 890을 넘어선 이후 905~930 박스권 횡보장이다. 펀더멘털쪽에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좋은 수급으로 주가가 지지받고 있다. 박스권 하단이 워낙 강하다.
900이 깨져도 장기 저항선이었던 890에서 강하게 지지받을 것이다. 만기까기 횡보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주봉상으로 보면 방향성은 위다. 만기 지나면 저항선 넘을 가능성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선물옵션 전략가)= 변동성이 낮아도 너무 낮다. 특히 풋옵션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약하다. 외국계 D증권을 중심으로 옵션과 연계된 매수차익거래잔고만 1300억원이다. 보기 드물게 큰 규모이다. 만기가 임박하면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외국인이 옵션시장에서 양매수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변동성 너무 낮아 매도세 역시 마음 고생이 심하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변동성 매수가 차라리 낫다고 본다. 1월물 만기때 예상되던 이벤트(대규모 프로그램매도)가 없었다. 그 이벤트가 이번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설 연휴 직전이라는 시점도 그럴싸하다.
◇동원증권의 한 파생 딜러(그는 수익내기 정말 힘들다는 요즘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지수 방향은 아래보다 위로 본다. 그러나 가파른 상승은 아니다. 포지션 들고가서 수익내기 어렵다. 흥분이 없는 시장이다. 콜 매도자가 감내할 수 있는 상승이 예상된다. 2월말까지 점진적 상승을 예상한다. 수급이 너무 좋다는 게 가장 큰 호재다.
◇대우증권의 한 현물 딜러(그는 파생시장에도 실전과 이론을 겸비한 고수로 통한다)= 최근 일봉을 보면 고점을 이어 놓은 선도 상승세고 저점을 이어 놓은 선도 위쪽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저점을 이은 선의 기울기가 더 가파르다. 지수가 오르기는 하지만 따라서 사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상향쐐기형'이라고 한다. 교본을 보면 이는 '내리기 쉬운' 모양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그림은 주가상승 기대가 너무 강할 때 흔히 나타난다. 지지선이 쉽게 깨지지 않겠지만 한번 깨지면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 기대감이 무너지면 그때는 반대쪽으로 '오버슈팅'이 나타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