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뭉칫돈의 증시유입

[내일의 전략]뭉칫돈의 증시유입

홍찬선 기자
2005.01.31 16:49

[내일의 전략]뭉칫돈의 증시유입

큰손들의 주식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5억~10억원에 이르는 상대적으로 ‘적은 손’ 뿐만 아니라 50억~100억원 정도의 뭉칫돈도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은행 예금이나 채권, 그리고 부동산으로는 더 이상 ‘수익 굶주림’을 채울 수 없어 오랜만에 장이 선 증시에서 그동안의 허기를 채우겠다는 큰손들이 늘어나고 있다.

큰손들의 이동은 자산운용에 판도변화를 일으킨다. 채권값은 떨어지는 반면 주가는 상승하면서 시중자금이 예금과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한다. 이는 주가 상승을 유지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주가가 올랐지만 국제기준으로 볼 때 아직 싼 주식이 많다는 점은 섣부른 ‘거품론’을 경계한다. 주가가 급하게 오르지 않고 적당한 숨고르기를 거쳐 계단식으로 상승한다는 점도 긍정적 모습이다.

외국인 매도 무섭지 않다?

새해 첫 달의 마지막 날인 31일 증시는 상승했다. 때 이른 입춘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객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아무리 추워봤자 얼음장 밑으로 물은 흐르고, 봄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1.11포인트(1.21%) 오른 932.70에 마감됐다. 이는 작년 4월23일(936.06)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코스닥종합지수도 4.42포인트(0.94%) 상승한 472.95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치를 5일 만에 뚫었다.

미국 증시가 지난 주말에 하락해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471억원, 코스닥에서 382억원 순매도했지만 ‘오르고 싶다’는 증시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개인들이 거래소에서 1202억원 순매도하며 주가상승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지만 기관들이 1734억원 순매수해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프로그램 매매가 2297억원 순매수였던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매도우위였다는 것도 그다지 반영되지 않았다. 코스닥에서는 개인(307억원)과 기관(193억원)이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주가 5년간 연20%씩 오를 것

큰손들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 투자자문회사에는 최근 큰손 두 사람이 주식투자를 대신 해 달라며 뭉칫돈을 맡겼다. 한 사람은 50억원, 또 한사람은 100억원이었다. 이 자문회사 사장은 “평소에 안면이 없던 고객이 찾아와 돈을 맡겼다”며 “예금이나 채권 등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낼 수 없어 주식투자를 늘리는 큰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5억원 이상 개인자금을 받고 있는 다른 투자자문회사에는 최근 100억원이 들어왔다. 10억원씩 10명이 맡겼다. 이 자문회사 사장은 “처음에는 5억원을 맡겼다가 이익이 나자 예탁금을 10억원으로 늘린 사람이 많다”며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중에서 주식 비율을 높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큰손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면서 고객예탁금이 늘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9조7881억원으로 전날보다 3227억원 줄었지만, 작년 말보다는 1조6573억원 증가했다.

김종국 삼성증권 상무는 “적립식펀드 효과 등으로 우량주가 강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큰손들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평강공주처럼 투자하라

내수가 살아날 기미..“한국 증시 미국 증시와 갈라서야 산다”

한 증권회사 사장은 “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내수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에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1조5000억~2조원 가량의 특별보너스를 지급해 그 자금이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설을 앞두고 백화점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주가 상승과 맞물려 내수회복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미국 증시가 올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아 차별화되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한국의 상대적 차별성을 부각시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수 리앤킴투자자문 사장은 “이번주에 FOMC(2월1,2일)와 G7회의(2월4일)가 있고, 다음주 월요일(7일)이 옵션 2월물 만기가 있어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및 미래가치(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싼 주식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은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 기업의 이익창출 체질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길게 보아 주식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원해도 오지 않는 조정

큰손이 관심 갖는 종목에 초점

FOMC와 G7회의 및 2월 옵션만기 등 3대 이벤트와 설 연휴(2월8~10일)를 앞두고 있어 경계감이 적지 않다. 미국이 FOMC에서 금리를 올리고, G7회의에서 달러약세를 용인할 경우, 증시에 일시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다. 최근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프로그램 매수가 옵션 만기일에 매물로 바뀔 경우에도 증시에는 부담이다.

설 연후 3일 동안 증시가 문을 닫는다는 것도 투자자에게는 리스크를 높이는 요소다. 돌발 악재가 터져 나왔을 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조심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악재가 정리된 뒤에는 큰손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 중심으로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적립식펀드와 연기금 및 개인큰손들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상승하면서 팔려고 할 때 큰 영향 없이 매도할 수 있는 대형우량주를 선호한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중소형 테마주를 밑돌지 모르지만, 안정적이기 때문이다.'풀 죽은 옵션시장, 대박은 이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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