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3년만에 돌아온 '봉선화 장세'

[내일의 전략]3년만에 돌아온 '봉선화 장세'

홍찬선 기자
2005.02.16 16:42

[내일의 전략]3년만에 돌아온 '봉선화 장세'

동국내화 주가는 16일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2215원에 마감됐다. 23일(거래일 기준)만에 전저점(1270원, 1월11일)보다 74.4%나 폭등했다. 작년 2월 코스닥에 재상장될 때 공모가(2115원)를 1년 만에 웃돌았다.

동국내화의 ‘괴력’은 동원증권이 15일 발표한 ‘이젠 적정주가를 찾아갈 때’라는 ‘분석보고서’에서 나왔다. 투자자들로부터 잊혀졌던 종목이 애널리스트가 손을 대자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애널(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봉선화 장세’가 3년만에 펼쳐지고 있다. 2002년 1~3월에 여의도에선 ‘봉선화 장세’가 유행어였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듯이 잘 익은 봉선화처럼 애널이 손대면 주가가 뜀뛰는 종목이 많은 데서 나온 말이었다. ‘의미 없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내가 이름을 불러주자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된’(김춘수의 시 ‘꽃’) 것처럼 개발되지 않은 주식들이 애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장기소외 종목..시세 분출 잇따라

건물 임대업체인해성산업주가는 지난 14일 3190원에 마감됐다. 1월3일(2175원)보다 46.7%나 급등했다. 단기급등으로 인한 부담으로 16일에는 3070원으로 떨어졌지만 엄청난 시세 분출이었다.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성장성이나 이익성이 부각되지 못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극심한 거래부진 속에 2년 동안 1800~2000원에서 등락했다. 하지만 부채가 거의 없고 유보율이 2000%에 육박하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배 수준밖에 안되는데다 시가배당률이 예금금리보다 높다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이 시장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종목 가운데 재무 위험이 낮은 장기소외 종목의 주가상승 여력이 크다”며 “지수보다는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열심히 찾으면 그런 종목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돈의 힘+고수익 욕구)-(북핵+환율하락)=주가 상승

주가가 빠질 줄 모른다. ‘하락하면 지금보다 싸게 사겠다’고 사람이 많지만 ‘기다리는 시세는 오지 않는다.’ 올들어 주식매수 대기자금이 2조7000억원 이상 유입됐고, 날마다 적립식펀드 등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주가가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 1000, 코스닥지수 500에 대한 부담감으로 지수의 상승탄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수익에 배고픈 돈의 힘으로 종목별로는 화려한 주가 상승이 펼쳐지고 있다. 조정이 있어도 장중에 매물이 대부분 소화되고 종가에는 주가가 오르는 날이 많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한 때 965.58까지 떨어졌지만 전날보다 2.68포인트(0.28%) 오른 971.56에 마감됐다. 3일 동안 24.33포인트(2.6%) 오르며 970선에 올라섰다. 코스닥지수도 한때 501.86으로 밀리며 500선을 위협했지만 5.16포인트(1.02%) 상승한 513.25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주가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5일 이동평균(종합주가 960.33, 코스닥 498.57)에서 지지를 받아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세였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외적으로 미국과 일본 경기가 회복된다는 신호가 없고 북한 핵 및 달러화 약세 등의 악재가 있지만 대내적으로는 특별한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수급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강세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주마가편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주가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7162억원어치(비중 20.84%) 사고 5932억원어치 팔아(비중 17.26%) 1230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5일 동안 7104억원 순매수해 하루 평균 1420억원이나 사들이고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순매수는 1조5607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와 종합주가가 970선으로 올랐는데도 외국인 매수가 늘어나는 것은 주요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정책에서 한국 주식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일본의 지난해 GDP성장률이 0.5%로 예상보다 낮게 나오는 등 아직은 불투명한 점이 남아 있다”며 “외국인의 자산배분 정책이 정말 변했는지는 며칠 뒤에 나오는 자산배분 관련 통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깨지는 증시 징크스

조정 받더라도 매도보다 매수에 무게

종합주가지수는 900을 돌파하기 전, 890에서 4~5차례 강한 저항을 받았다. 종합주가지수 1000을 29포인트 남겨 두고 있어 980선에서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익을 많이 낸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한 뒤 주가 동향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해지는 반면, 아직 주식을 사지 못해 주식통(痛)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1000이 넘기 전에 주식을 확보해 두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주가 제발 떨어져라!'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형성된 상승 추세는 한번의 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980선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가 조정을 보일 수 있지만 매도보다는 매수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숨고르기를 교체매매 기회로

조익재 본부장도 “돈의 힘과 정부 정책으로 상승하는 장은 예측하기 어렵고 전망할 수도 없다”며 “펀더멘탈을 확인하면 늦는다고 생각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주가는 크게 빠지지 않으면서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똑게'와 '멍게' 투자자의 희비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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