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1000의 두려움’ 벗자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2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초 1000.26으로 1000을 살짝 건드렸다. ‘1000에 너무 쉽게 오른다’는 경계감으로 오름폭이 줄어들어 전날보다 9.85포인트(1.0%) 오른 996.95에 마감됐지만, 1000을 맛보기 했다는 것은 아주 의미가 크다. ‘지수 1000’이 올라갈 수 없는 금지구역이 아니라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열린 곳이라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음주에는 몇 차례 1000돌파를 시도한 뒤 4번째로 ‘주가 4자리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코스닥종합지수는 2.74포인트(0.55%) 떨어진 494.87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 강세에 힘입어 개장 초에 504.95까지 오르며 500선을 회복했으나 개인들의 차익매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고가 196개, 새로운 주식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날 52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196개나 됐다. 거래소에서 삼양사대우증권오뚜기현대백화점 등 138개 신고가였다. 코스닥에서는 한국기업평가 하나투어 아시아나항공 등 58개가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특히 이날포스코농심대림산업등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포스코는 전날보다 8500원(4.08%) 오른 21만7000원이었다. 농심은 장중에 29만3500원까지 올라 30만 돌파를 시도한 뒤 전날과 똑같은 28만5000원에 마감됐다. 대림산업은 1700원(2.8%) 상승한 6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신고가는 그동안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가 열린다는 뜻이다. 아무도 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도 크지만, 그 너머에는 뭔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모험?도전 정신이 강하기 때문에 꿋꿋하게 상승한다. 그만큼 증시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 등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도 1000 근처에서 매도보다 매수에 나서고 있어 다음주중에 지수 1000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립식펀드의 위력..우량주 쉼 없이 오른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1490억원, 코스닥에서 312억원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들이 거래소에서 1314억원, 코스닥에서 351억원 순매도해 주가 상승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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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종합주가 990선에서 주식을 사는 것은 ‘적립식펀드의 위력’을 믿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으로 개인 자금이 유입되고, 연기금과 보험, 은행 등 기관들이 주식비중을 늘리고 있어 주가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주가수준이 높지만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김성기 조흥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적립식펀드로 매일 50억원 가량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 연간으로 5조원 이상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우량주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춘승 씨티그룹증권 사장도 “환율하락, 유가상승, 상반기중 기업수익 작년보다 감소전망, 북한 핵 문제 등 나올 수 있는 악재들이 대부분 노출돼 있다”며 “미국 증시가 급락하지 않는 한 한국증시는 미국 증시와 차별화(De-coupling)되며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주가와 날씨
경험의 함정, 1000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과거의 경험이 의식을 강하게 남아 관련 행동을 제약할 때 쓰인다. 통상 풍부한 경험은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데 도움이 되지만, 패러다임이 바뀔 때는 경험이 오히려 적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바로 ‘경험의 함정’이 되는 것이다.'시지프스 멍에'와 피오리나
‘종합주가지수 1000 시대’를 눈앞에 두고, 개인들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것도 ‘경험의 함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1989년과 1994년, 그리고 1999년에 종합주가가 1000을 넘어섰다가 곧바로 500까지 급락해 재산을 날려버린 고통스런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 지수가 1000에 도달하자 일단 주식을 팔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김영수 리앤킴투자자문 사장)이다."큰 흐름 읽고, 쉬지도 서두르지도 마라"
하지만 이번에는 지수 1000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주식을 갖는 게 정답일 수 있다. 은행 예금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부동산 불패 신화’도 무너져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자산배분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함춘승 씨티그룹증권 사장)이다. 주식은 위험하지만, 위험하다고 주식을 피하면 노후생활자금을 준비하지 못하는 더 큰 위험이 빠질 수도 있다. 위험은 피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