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국인 배불리는 시장

[기자수첩]외국인 배불리는 시장

이상배 기자
2005.03.07 07:11

[기자수첩]외국인 배불리는 시장

올해 국내 상장사들이 외국인에게 나눠줄 배당금이 5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달말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340개 상장사들이 외국인에게 지급할 배당금이 4조720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3%나 늘어난 것이다.

배당금 뿐만이 아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제일은행을 팔아 무려 1조1500억원의 주식 차익을 남겼다. 세금 한 푼 안내서 미안하다고 200억원을 중소기업 등을 위한 공익자금으로 내놓겠다고 선심을 썼다.

2년째 SK㈜의 경영권을 뒤흔들고 있는 소버린도 현재 1조원 넘는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소버린이 지난 2003년초 1768억원을 들여 사들인 SK(주) 지분 14.99%의 평가금액은 현재 1조1973억원으로 불어났다. 게다가 소버린은 이 지분을 장내에서 팔고 나갈 경우 세금 한 푼 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장내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기 때문이다. 소버린은 그것도 모자라 최근 LG전자와 ㈜LG의 지분을 약 1조원 어치나 사들였다.

진로의 최대 정리채권자 가운데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진로의 몸값이 3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히는 등 언론 플레이에 나서고 있다. 이는 삼정회계법인이 평가한 1조8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골드만삭스는 진로 매각을 통해 2000억∼3000억원의 차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다. 두꺼비 소주를 열심히 마셔 외국인 배만 채워준 꼴이 됐다.

6일 수출입은행이 발표한 '1월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더욱 씁쓸하다. 한달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들인 해외 부동산은 1500만달러 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배로 불어났다. 단일 부문의 해외투자액 증가율이 2100%에 이른 것은 부동산이 처음이다. 기업, 개인 가리지 않고 해외 부동산 쇼핑에 나선 결과다.

외국인들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가고 있는 동안,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서도 모자라 해외까지 나가서 부동산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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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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