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생뚱맞은' 서울공항이전 논란
"글쎄, 한두번 나왔던 얘기도 아니고, 이번에는 될지…."
김한길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의 서울공항 이전 검토 발언이 나오자마자 해당 수혜지역 토지 시장이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발표 전만해도 가까스로 매수자를 만나 땅을 팔겠다던 매도자가 갑자기 땅값을 올리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버티는가 하면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은 현장을 뒤지며 매물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지 토박이 중개업소는 공항 이전 `검토'가 이번에는 `확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십수년간 현지에서 바닥을 훑은 토박이 중개업소들은 `공항이전 검토'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성남시가 서울공항 이전을 통해 둔전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불과 7개월전인 지난해 8월 일이다.
현지 중개업소는 이번 이전 검토 발언이 또다시 연례행사로 그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선 공항 이전의 필수조건인 대체부지를 마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서울공항 외에 30만평에 달하는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간과하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미군기지 이전은 서울공항 이전과 또다른 국가대 국가의 협의가 필요한데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감안이나 하고 이전 검토 발언이 나왔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국방부조차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마당에 미군과의 사전협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결과적으로 현지 사정에 밝은 중개업소 입장만 종합해봐도 이전 검토 발언은 좀더 신중해야 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의 발언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단순히 행정중심도시 추진에 따른 `수도권 민심달래기'나 `정치적 이해관계'로 공항 이전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설픈 발언이 한순간에 부추긴 땅값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노무현 정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아파트값 안정대책 만큼이나 땅값 상승 억제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아파트는 땅위에 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