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수급, 앞으로도 믿을 수 있나?
"종합주가지수가 얼마까지 오를까요?"
"글쎄요. 이제 종합주가지수는 예측 안 하려구요"
기자의 전화를 받은 A투신사 운용본부장은 종합주가지수 전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워낙 수급으로 움직이는 장이라…더 이상 예측을 할 수가 없네요"
종합주가지수가 또 급등했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4.13포인트(2.42%) 뛰어올라 1022.79로 장을 마쳤다.
강력한 수급의 힘이다.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선물값을 끌어올린 결과다. 선물이 비싸지면서 베이시스가 호전되고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발생했다. 기관은 무려 306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주가는 오른 틈을 타 외국인은 186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승 종목수는 540개로 하락종목수(205개)의 2배가 넘었다. 신고가 종목은 95개에 달했다. 거래량은 7억주에 육박했고 거래대금은 3조8585억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줄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주 외국인이 팔아치우는 동안에도 주가는 올랐다"며 "강력한 수급을 고려할 때 다음주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좀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물이 빠진 뒤 망신 당하지 않으려면
"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최근 워렌 버핏이 한 말이다. 펀더멘털에 대한 충분한 분석없이 수급만 믿고 '아무거나' 사들이는 투자자들을 꼬집은 것이다.
요즘처럼 주가가 급등할 때 일수록 펀더멘털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투신사 운용본부장은 "요즘 같은 수급 중심의 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예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개별 기업 별로 분석하고 아직 싼 기업을 찾아서 사는데 집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종합주가지수를 머리 속에서 과감히 지워버리고 종목에 시각을 고정해야 할 때"라며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기업들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내수주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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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안팎으로 떨어진 가운데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수출주 대신 내수주 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원승연 교보투자신탁운용 상무는 "내수주 가운데는 지난 몇 년간 내수경기가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잘 견뎌낸 기업들이 있다"며 "원화절상과 내수경기 회복 가능성을 고려할 때 우량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2005년 2월 소비자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전달보다 9.1포인트 상승한 99.4로 개선되며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기록됐다. 이같은 월간 상승폭은 통계청의 조사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전민규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소비자 전망조사 결과는 소비자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져 소비 회복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소비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 역시 전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현 수준인 3.25%로 유지하고 "생산과 소비, 서비스, 주가 등 지표가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4%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