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다시 펀더멘털로...

[내일의 전략]다시 펀더멘털로...

이상배 기자
2005.03.14 18:44

[내일의 전략]다시 펀더멘털로...

하루 거래대금이 모처럼 3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도 3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지난주 목요일 트리플위칭데이와 금요일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등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시장이 평온을 되찾았다.

외국인은 여전히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그래도 시장은 잘 버텼다. "외국인이 왜 팔까?"라는 고민은 조금씩 시장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시장을 보면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1만800선이 무너졌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사상 두번째 규모였다. 유가도 뛰었고 인플레이션의 위협 역시 커졌다. 때문에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졌다. 지난주까지도 미국 경제를 두고 자주 등장하던 '골디락'(Goldilock, 너무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스프)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내려면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하게 됐다.

국내 IT주는 여전히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4분기 실적 보고 가겠다는 심리다. 유가도 환율도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이다. 다시 펀더멘털로 돌아가서, 조금 더 지켜보고 한번 더 따져보는게 필요한 장세다.

확인하는 자세

14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11일)보다 3.1포인트(0.3%) 떨어진 1019.69로 장을 마쳤다. 프로그램 순매도가 2000억원을 넘어섰다. 프로그램 매수로 급등한 지난 주말과 정반대인 셈이다.

외국인은 28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8일째 순매도다. 기관도 116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만이 119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소재 조선 소비 금융주를 대상으로 하는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유가와 환율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위원은 "종합주가지수의 키는 IT주가 쥐고 있는데, IT주에 대해 투자자들은 1/4분기 실적발표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심리인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갇혀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과 최근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순매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미국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 추세적인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당분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며 "일단 수급부담에서는 벗어난 만큼 미국기업들의 실적 등 펀더멘털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주도권, 기관으로?

시장 주도권이 외국인에서 기관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식자금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투신권 주식형펀드와 고객예탁금을 통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3조1800억원에 달한다. 지난 9월말에 비해 무려 3조2230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 혼합형 보다는 주식형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투신권 주식형펀드는 1조2640억원 증가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금액이 반영된 실질고객예탁금은 1조3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에서도 지난해 9월말 이후 순수주식형에 1조9930억원이 들어온 반면 혼합주식형은 7290억원이 감소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식자금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현실화된다면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정부가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국내 유동성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주도권이 단기적으로 국내 기관에 넘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관 장세가 펼쳐진다면 외국인 주총매매와 같은 맥락에서 기관 선호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삼성증권의 유 연구원은 "외국인의 IT 매매동향이 가장 큰 변수겠으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관이 선호하는 업종인 정유 철강 조선 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한 매수후 보유전략을 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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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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