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미약한 반등에 속지 마라"

[내일의 전략]"미약한 반등에 속지 마라"

홍찬선 기자
2005.03.15 16:51

[내일의 전략]"미약한 반등에 속지 마라"

‘프로그램으로 오른 주가는 프로그램 때문에 급락한다.’ ‘특별한 악재가 없는데 주가가 급락할 때는 더 떨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증시격언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경험이 쌓여 생긴 것이어서 투자자들이 타성에 젖어들 때마다 강한 충격을 준다. 주가는 증시여건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인데도, 주가는 오르는 것이라며 악재를 무시하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15일 증시는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물로 새파랗게 질렸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56포인트(2.60%)나 폭락해 993.13에 마감됐다. 이날 하락폭은 작년 10월20일(27.16포인트, 3.1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1.97포인트(2.42%) 하락한 482.02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1258개(거래소 596개, 코스닥 662개)로 상승한 종목(339개)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코스닥에서 상한가는 27개로 줄어든 반면 하한가는 32개로 늘었다.

주가 급락 속 거래 증가=약세반전 신호

이날 거래량은 12억510만주(거래소 7억4132만주, 코스닥 4억6377만주)로 지난 2월16일(12억844만주) 이후 가장 많았다. 거래대금은 5조2022억원(거래소 3조8323억원, 코스닥 1조3698억원)이었다. 2월중 하루평균 거래대금(4조8677억원)보다는 3345억원, 전날 거래보다는 1조1048억원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거래량(대금)이 느는 것은 추가하락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때는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주식을 사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매수를 줄이기 때문에 거래량(대금)이 줄어든다.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지만, 충격이 가시면 원래 주가를 쉽게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할 때 거래량(대금)이 늘어나는 것은 주식 보유자가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하락한 주가에도 팔려고 매물을 내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사려는 사람도 매수호가를 높여가며 사는 것보다는 호가를 낮춰 사자 주문을 내놓았는데 낮은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어 놀라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랑비에 옷 젖자 놀란 증시, 프로그램 매도로 경기

외국인이 9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61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최근 9일 동안 순매도 금액이 8150억원을 늘어났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그동안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팔았지만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원/달러환율이 떨어지고 유가가 상승하는 등 증시주변 여건이 나빠지자 외국인 순매도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결정타를 날린 것은 프로그램 매도였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3945억원에 이른 반면 매수는 1361억원에 그쳐 258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들이 2427억원 순매수하면서 매물을 받았지만 기관(PR)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에 주가는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 주말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수로 24포인트나 급등했지만, 이날은 대규모 매도로 26포인트 폭락했다. 몸통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꼬리가 몸통을 쥐고 흔드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주가 하락에 대비해야 하는 신호들

이날 주가 폭락은 매우 기분이 나쁘다. 종합주가지수가 개장 초에 1024.08까지 오르다가 특별한 악재 없이 급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질 만한 악재가 있을 때는 투자자들도 주가하락을 받아들이고 대응하지만, 악재가 뚜렷하지 않을 때는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안감이 확산된다.비겁이 약세빠름보다 나을 때

몇 가지 기술적 지표도 불안하다. 종합주가는 5일 이동평균(1008.61)과 20일 이동평균(995.48)을 동시에 밑돌았다. 또한 전저점(998.66, 3월10일)에서 이렇다할 지지도 받지 못하고 2월24일 987.10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종합지수는 단기데드크로스가 발생한데 이어 20일 이동평균(496.97)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폭락 뒤에는 단기반등이 나온다’는 증시격언처럼 당분간은 반등할 것이다. 하지만 ‘반등 폭이 미약하면 주가는 더 하락한다’는 증시격언도 있다. 1000 고지를 쉽게 돌파한 만큼 내주는 것도 쉬웠다."주식, 배우자 고르듯 신중하되 과감하게"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IT 주들의 1/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재주와 내수주도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이 있는 상태여서 1/4분기 실적이 발표될 때까지 관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매동향과 환율, 유가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며 기다려야 할 때다. 쉬는 것도 아주 좋은 투자다.증시 급락의 5가지 이유, 조정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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