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달러 하락은 오역의 결과

[기자수첩]달러 하락은 오역의 결과

황숙혜 기자
2005.03.16 15:43

[기자수첩]달러 하락은 오역의 결과

달러 하락의 주범은 아시아 중앙은행이 아니라 개인투자자였다.

올들어 아시아 중앙은행 총재의 '입'에 따라 매매 포지션을 옮겨다닌 외환시장 투자자라면 적잖게 허탈을 느끼게 하는 사실이다.

아시아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의 통화 다변화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달러는 어김없이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일본, 중국, 한국에 이어 최근 인도까지 중앙은행은 잇따라 달러 자산 축소 의사를 내비쳤고, 시장은 그 때마다 일희일비했다.

올들어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2%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1월 외국인의 미국 자산 순매수 규모는 915억달러로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순매수도 307억달러로 전월 84억달러에서 대폭 늘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미국 채권 인수도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미국 재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유가증권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2월 70억달러에서 1월 76억달러로 증가했다. 중국의 미국 채권 보유 규모도 12월 1938억달러에서 1월 1945억달러로 늘었다.

오히려 해외 개인투자자가 달러 하락의 주범이라는 것이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다.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개인투자자가 달러화 약세를 주도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국채를 30% 이상 보유중인 해외 중앙은행이 포지션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으며,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주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미국 재정적자가 늘어나거나 그밖의 달러 하락 요인이 발생할 때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아시아 중앙은행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다.

애초에 아시아 중앙은행이 달러화 비중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발언을 절대적인 규모의 달러 매도와 동일시한 것이 지나친 비약이었다.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발언을 확대 해석 한 것이 시장을 흔들어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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