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서대필 사건기록 공개' 불가 입장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17일, 경찰의 '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수사기록 등사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유서대필 사건을 경찰청 과거사 10대 의혹사건으로 선정,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에 당시 이 사건의 수사 및 공판기록을 등사하게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유서대필 사건은 지난 1991년 5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국 부장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서강대에서 분신한 것과 관련, 김씨의 동료인 강기훈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필, 자살을 방조했다고 검찰이 발표했던 사건이다.
이후 강씨측은 이 사건이 정권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으나 지난 92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유죄가 확정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청 산하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필체 감정 결과 강씨의 필적이라고 판단, 강씨 유죄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당시 유서를 감정했던 국과수 문서분석실장 김모씨가 다른 사건과 관련해 허위감정을 해 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으면서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등사신청 불가 입장과 관련,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금년 12월 시행예정인 만큼 이 법률에 따라 진상규명을 맡기는 것이 온당한 결정이므로 경찰의 재조사를 전제로한 수사기록 등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의해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구성되고, 관련자 등에 의한 진실규명 신청이 있을 경우에는 수사기록 사본 제출 등 위원회의 요구에 적극 응할 방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