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0년간 '모트 부도체' 연구에 매달려"...반도체 뒤잇는 차세대 소자개발의 길 제시

한국에서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연구업적이 나왔다.
지난 56년동안 세계 어느 물리학자도 증명해내지 못한 '모트 금속-부도체 전이현상'을 한국의 물리학자가 세계 처음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전세계 물리학자들이 "한국에서도 최초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할 수 있는 뛰어난 후보자 한명을 보유하게 됐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은 주인공은 바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테라전자소자팀장인 김현탁 박사(48. 사진).
지난 10년간 이 전이현상을 증명하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달렸다는 김 박사는 "과거 모트라는 물리학자가 예견한 현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수학적으로 이를 증명할만한 이론을 정립하는 한편 실험을 통해 증명해내야만 하나의 이론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 현상을 증명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김 박사팀은 이 연구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서 논문심사에서 게재까지 1년이 넘게 걸리는 네이쳐에 논문을 제출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지난 2003년 3월 25일 논문을 전격 게재했다.
김 박사는 "우리가 논문을 게재한지 7개월후에 스웨덴에서 우리와 비슷한 이론을 정리한 논문을 게재하고, 이후 일본에서도 비슷한 이론을 만들었다"면서 "만일 네이쳐를 통해 논문이 나오기를 기다렸으면 우리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다른 나라에 빼앗겼을 것"이라며 지금도 이것을 상상하면 아찔하다고 가슴을 쓸었다.
상식 차원에서 설명하기 매우 어려운 이 이론은 물리학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때문에 한국의 논문발표는 세계 물리학계의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뉴튼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이후 최고의 연구성과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김 박사팀의 연구성과는 한국의 물리학 수준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김 박사가 10년동안 연구해서 정립한 이론은 '홀 드리븐(Hole-driven) MIT 이론'. MIT는 '금속-절연체 전이' 소자를 말하는데, 연구팀은 이 소자로 대표적인 모트 부도체인 '바나디움산화물(VO₂)'이라는 물질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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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고온초전도 발생 매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MIT 연구는 선행적으로 규명돼야 하는 필수조건이었다"면서 "그래서 지난 92년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이 연구에 매달렸으며 98년 ETRI에서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금속-부도체 전이연구를 돌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는 성능을 무한정 향상시키는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 크기를 줄이면 줄일수록 반도체의 전자밀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전자밀도가 줄어들면 원하는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같은 반도체의 성능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게 MIT 소자라고 김박사는 힘주어 말한다. 나노시대에 걸맞게 반도체의 뒤를 이은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할 수도 있고, 휴대폰의 발열량을 줄이는 소자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전기전자의 잡음을 제거하는 등의 소재로 응용도 가능하다.
김 박사는 "20세기에 반도체 기술이 꽃피었다면, 21세기는 MIT 기술이 꽃필 것이다"면서 "향후 MIT 소자가 세계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새로운 연구수행에 따른 불신과 오해 그리고 차기년도 과제 수행의 불확실성 등이었다"고 털어놓는 김 박사는 "아무도 하지못한 인류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큰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때 이 물리학의 길로 걸어온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실험실에서 '모트 금속-부도체 전이현상'에 대한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ETRI 테라전기소자팀. 강광용(오른쪽 두번째) ETRI 기반기술연구소 단말부품연구부장과 테라전기소자팀장인 김현탁 박사(오른쪽 세번째)가 연구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