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쌍용차 평택공장 '폭풍전야' 현장

[르포]쌍용차 평택공장 '폭풍전야' 현장

평택=강기택 기자
2006.08.17 18:36

일손 놓은 관리직… 노조는 '장기파업' 준비

쌍용자동차 노조가 1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정리해고 방침 철회와 기술 유출 중단을 촉구하는 원정 집회를 벌인 가운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자리한 쌍용자동차 공장에는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남아 회사를 지키고 있어 한산한 분위기였다.

정문에서는 노조측의 사수대와 회사측 경비원들이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등 노조가 사실상 경비실을 접수했으며 회사측을 방문하려는 이들은 일일이 신분을 확인받고서야 드나들 수 있다. 노조측은 정문 뿐만 아니라 회사 출입문을 모두 봉쇄한 상태다.

회사, 정상적으로 식사 제공

원정집회에 가지 않은 직원들이 사수대를 만들어 곳곳에서 만약에 있을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병력이 배치되는 등 대치상황은 아니 까닭에 별다른 긴장감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휴일 오후같이 평온한 느낌이 들기까지 할 정도였다.

오후 4시30분께 원정집회에 갔던 노조원들이 귀사하면서 분위기를 활기를 되찾았다. 4시간여의 3보1배 행진을 마친 노조원들은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삼삼오오 모여 쉬고 있었다. 회사측은 아직까지는 식당을 정상 운영하며 노조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관리직, 출근은 했지만 일손은 놓고

노조측은 중국 임원들의 출입은 막고 있지만 관리직들의 출근은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직원들은 정상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해 있으나 일손을 놓은 모습. 노조측은 생산직 뿐만 아니라 관리직도 정리해고 대상이어서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과장급 직원은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감은 노조원 뿐만 아니라 비노조원인 관리직도 마찬가지”라며 “회사측이 최소한의 노력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 관리직도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파국을 피하고 빨리 사태가 끝났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송명호 평택시장 공장 방문

지난 16일 평택 출신 도의원들이 쌍용차 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송명호 평택시장이 쌍용차를 찾았다. 노조측은 송시장이 "노사가 이번 사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조진영 대외협력실장은 "노조는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시장이든 도의원이든 중재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측이 전혀 양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서울원정, 절반의 성공

서울 집회를 마치고 돌아온 노조원들은 주요 방송사, 신문사 등에서 취재를 왔다며 절반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노조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는데 이를 달성했다는 것. 다만 여론의 향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강철 노조 조직실장은 "대외투쟁은 오늘로 모두 끝났다"며 "야간에 촛불집회를 마치고 내일(18일)부터는 본격적인 옥쇄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는 보름동안 철야 보름집회를 벌여왔다.

노조, 내일 교섭 기대한다

노조측은 18일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된 사측과의 21차 교섭에서 회사측의 양보를 기대했다. 노조가 구조조정 철회가 없을 경우 응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사측에서 그래도 어느 정도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냐는 희망론이었다.

만약 정리해고 철회, 기술유출 중단 등 노조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중국 베이징 천안문 앞에서 텐트 치고 농성할 파견대를 조직하는 한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투쟁에도 합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옥쇄파업 장기화에 대비

노조는 옥쇄파업의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회사측이 식당운영을 중단할 경우에 대비해 이미 식당운영을 맡을 외부업체도 선정했다. 비상식량으로 라면 2만개를 준비한 것은 물론 쌀,옷가지,취사도구 등도 모두 구비했다. 잠은 생산라인에 스치로폴을 깔아 해결하도록 한 상태.

이강철 실장은 "노조원들은 대의원, 공동투쟁본부, 쟁의대책위원회 등의 3단계를 거쳐서 외출증을 끊어야 외부로 나갈 수 있다"”며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옥쇄투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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