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지표 악화가 하락 불러…美기술주 조정도 외인매도 자극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이밖에 주식시장에서 태국 쿠데타의 파장을 찾기는 힘들다.
외국인이 초반부터 매도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IT가 고전하는 모습이다.
미국 주택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최근 나온 지표가 악화되자 소비 위축 가능성과 IT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미국 기술주의 조정도 외국인의 매도를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365.55를 기록, 전날보다 8.40포인트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를 확대하며 주가를 압박하는 한편 개인과 차익거래 매수가 주가를 방어하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개장 후 2시간 사이 코스피시장에서 1500억원 가량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이 1053억원 순매수중이고 기관도 프로그램을 포함해 415억원 매수우위다.
대형주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특히 IT와 자동차 낙폭이 크다. 최근 4만원을 넘어섰던 하이닉스가 외국인 매도를 동반하며 3% 이상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 이내로 떨어지고 있고, LG필립스LCD와 LG전자도 각각 3.8%, 1.9% 내림세다. 현대차가 2% 이상 하락중이고, 기아차는 보합권이다.
외국인이 전기전자를 934억원 대량 순매도중이며, 은행도 300억원 이상 팔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IT 주가 약세는 경기와 제품 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미국 주택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반영된 동시에 야후 실적 부진, 미국 기술주 조정이 외국인의 매도로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램을 포함해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IT 제품 가격도 주춤하면서 심리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제품의 공급초과율곡선에서 주가 하락의 이유를 찾았다. 그는 "반도체 주가와 강하게 연동하는 공급초과율곡선이 지난 5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월 재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상승흐름이 내년 4~5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반도체 종목의 주가는 10월 단기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공급초과율곡선상에서 보면 지금이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반도체 종목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목표주가는 그리 높지 않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택경기와 관련, 그는 "주택허가나 착공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가격도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일부 외신에서 보도된 것처럼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소비나 소득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지만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데 이어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의 쿠데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할 수 있을 뿐 주가 하락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정호 이사는 최근 1370선까지의 주가 상승을 일종의 관성에 의한 순환매로 해석했다. 글로벌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던 것과 달리 지표는 의외로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고,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수익률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정호 이사는 "글로벌 경기 측면에서 나타난 재미있는 사실은 핵심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던 미국이 신뢰를 얻는 반면 기대를 모았던 일본과 중국에 대한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나 상품가격 하락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낮아졌다. 동시에 긴축 종결과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반면 상품 가격 하락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설비를 포함해 중국 경제와 상당 부분 맞물린 일본에 대해서도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것.
이정호 이사는 "연초부터 증시는 경기와 긴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지속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흐름은 연말로 가면서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