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환율 핑계로 팔아볼까

[오늘의포인트]환율 핑계로 팔아볼까

황숙혜 기자
2006.09.21 11:16

950원선 붕괴 부담 가중…"수출주 중심 단기 모멘텀 약화"

전강후약인가.

이틀 조정 끝에 10포인트 내외로 상승한 코스피지수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동결은 예상했던 결과였다. 발표문에서 경기와 관련해 악재로 부각될 만한 내용이 나온 것도 아니다.

주가 발목을 잡은 것은 환율이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 950원을 뚫고 내려갔다. 일부에서 내년 환율이 800원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초반 강세를 보였던 수출주가 내림세로 돌아서거나 상승폭을 축소했다. 환율 우려가 고개를 든 사이 시장의 관심이 인수합병(M&A) 관련주와 자산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코스피지수는 21일 장중 1370.88을 기록, 전날보다 4.44포인트 소폭 오르고 있다. 지수는 한 때 10포인트 이상 오르며 1380에 근접했지만 상승폭을 낮췄다.

매수 주체가 종적을 감췄다. 외국인이 200억원 이상 순매도중이고, 기관도 프로그램을 포함해 171억원 매도우위다. 개인이 463억원 순매수중이고,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 285억원의 매수가 유입되고 있지만 매물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945.80원을 기록, 전날보다 5원 하락했다. 환율 하락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1% 이상 상승했던 삼성전자가 보합권으로 밀렸고, 하이닉스와 LG필립스LCD는 각각 0.65%, 0.15% 내림세다. 현대차도 0.12% 소폭 떨어지고 있다.

장중 약 400개 종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M&A 재료를 보유한 종목과 자산주로 분류되는 종목이 강세다.

샘표식품이 사모펀드의 지분 인수를 호재로 상한가를 기록중이고, 한불종금도 M&A를 재료로 11% 랠리하고 있다. 대림수산도 피인수 소식에 전날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후 이날 1% 이상 추가 상승중이다.

장중 상한가를 기록중인 톰보이는 자산가치에 대한 매력이 매수세를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IT 종목은 반도체 제품 가격의 상승과 경기 연착륙 기대감 등 최근 수출주 상승을 이끌었던 호재가 살아있긴 하지만 환율 역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만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여타 변수와 함께 IT를 포함한 수출주 상승의 동력이었다"며 "환율 하락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IT는 경기나 제품가격 상승 등 환율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변수가 있지만 자동차 종목의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의 마지노선이 930원선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 하락이 국내 기업 매각 대금 유입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경상수지 악화를 포함해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 900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밀린다면 수출주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가가 단기에 1370선까지 오르면서 차익실현 욕구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발생한데다 환율이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하락은 특히 수출주를 중심으로 단기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중국 위안화 절상 분위기와 추석을 앞두고 원화 수요 증가가 환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긍정적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류용석 연구위원은 "지난달의 경우 FRB가 지적한 경기둔화 요인이 금리인상에 따른 시차효과, 에너지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 세 가지였는데 반해 이번에 강조된 것은 부동산 경기로 둔화 요인이 줄어들었다"며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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