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호재에 코스피 1370 회복 불구 상승탄력은 약해
미국 증시가 연일 강세인데 코스피시장의 투자자들은 무척이나 차분하다. 섣불리 동조화를 기대하며 서둘러 매수에 나서는 조급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증시의 하락 반전 가능성을 타진하는가 하면 내년 경기 및 기업이익 전망을 점검하는 등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침착함이 강하게 묻어난다.
전날 미국 증시의 강세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시가에 1370을 회복했지만 상승 탄력은 미약하기만 하다. 지수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 호재를 적극 반영하기보다 마지못해 성의표시만 하려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유는 다양하다. 내년 경기나 이익 모멘텀이 불투명하다는 펀더멘털 측면의 배경부터 과거 박스권에서 보지 못했던 지수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까지 따지고 보면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상할 것도 없어 보인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371.19을 기록, 전날보다 6.15포인트 오르고 있다. 북핵 사태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한 지수는 1370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다. 거래대금이 1조원에 못 미치고, 순매수 규모도 개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500억원에 불과하다. 기관은 프로그램을 포함해 총 472억원 매도우위다.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 배경에 대해 시장 전문가는 상당히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핵과 관련한 불확실성에서 아직 자유로울 수 없는데다 외국인 매도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미국 증시의 강세 흐름과 다소 거리를 두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야를 넓혀 볼 때 미국과 유럽 증시의 경우 최근 2~3년 사이 이머징마켓에 비해 주가 흐름이 부진했고, 최근 기업 이익 성장을 배경으로 마침내 랠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임정석 팀장은 "2004년 이후 기업 이익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도 주식시장에 강한 모멘텀을 부여할 만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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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1350선 위에서는 상승 탄력이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지수 1380~1400에 형성된 매물대를 뚫기 위해서는 그만한 모멘텀과 매수주체가 필요하다"며 "미국 증시의 상승 지속 여부도 중간선거가 지난 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부장은 "당분간 개인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매매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개별 종목이나 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매가 유리하다"며 "다만 미국 증시가 중간선거 이후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국내 증시도 동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수급 부진에 대한 우려도 제시됐다.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주 실질적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3~19일 사이 순수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734억원으로 전주 대비 크게 감소했을 뿐 아니라 재투자분과 해외 수익증권을 제외할 경우 2385억원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자금 유출입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난 5월 이후 자금 유입 속도가 차츰 둔화된 이후 4개월 동안 순유입이라는 추세가 훼손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수급과 모멘텀, 심리 등 어느 한 가지도 견고해 보이지 않지만 이달 말 이후 강한 상승 추세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임정석 팀장은 "내년 기업 이익이 15~17%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경기선행지수 역시 저점을 찾을 것"이라며 "내달 연중 최고치를 향해 강한 상승 추세를 형성한 후 12월 1500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를 제외하고 조선과 유통 등 시총 30위 내 업종 대표주의 주가 흐름은 상당히 양호하다"며 "과거 선진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기업 이익 증가와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리레이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